여기어때가 모든 인프라를 AWS에 이관한 이유

윤진석 CTO "서버리스로 신기술에 유연하게 대처"

컴퓨팅입력 :2017/08/04 17:12    수정: 2017/08/04 17:12

손경호 기자

"여기어때의 모든 서비스를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이관했습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에서 하마 프로젝트를 창시했던 개발자 윤진석씨는 그동안 NHN, KT, 오라클, 삼성전자 등에 근무하면서 쌓은 이력을 뒤로 하고 지난 3월 종합 숙박O2O를 내세운 여기어때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 지 5개월째.

그가 내로라하는 기업을 뒤로 하고 숙박O2O 스타트업에 합류해 그동안 진행한 것은 AWS로 모든 인프라를 옮기는 작업이었다.

이 같은 작업은 여기어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것일까?

2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여기어때 사옥에서 윤진석 CTO를 만났다.

여기어때 윤진석 CTO.

■IoT 시대…O2O 서비스에 IT 기술 녹여낸다

그는 "유선, 무선 인터넷 시대를 지나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되면서 이동하거나 머무는 곳이 더 중요해졌지만 이 부분에서 IT 기술이 빠져있었다고 봤다"며 "에어비앤비나 우버가 이러한 영역을 채우고 있는 것처럼 여기어때에서도 IT 기술로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영역 중 중요성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IT 기술의 적용 속도가 더딘 부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뜻이다.

여기어때에서 그의 첫 도전은 모든 인프라를 AWS로 이관하는 작업이었다. 최근에야 이런 작업이 마무리돼 앞으로는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클라우드로 모든 인프라를 이관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해당 회사가 쓴 만큼만 비용을 부담하면서 탄력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대기업에 비해 개발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여기어때와 같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과거 100명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서너명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윤 CTO는 덧붙였다.

■서버리스 도입, 암호화 기술에 우선 적용

그는 AWS로 여기어때의 모든 인프라를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서버리스 아키텍처를 도입해 나간다는 생각이다. 보다 유연하고 빠르게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서버, 스토리지 등을 포함한 어플라이언스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대신 개발자들이 내부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거의 실시간으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전반적인 아키텍처를 손보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새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려면 잠시 서버 운영을 중단시키고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서버리스 아키텍처를 활용하면 기존 인프라를 신경쓰지 않고서도 특정한 기능만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어때를 예로들면 숙박업소 조회, 예약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AWS 람다의 경우 이렇게 특정한 기능(Function)을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돕는 클라우드 기반 펑션(Function as a Service, FaaS)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여기어때 웹서버와 데이터베이스 사이에 데이터가 오가는 과정을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하기 위해 필요한 암호화 키 관리 시스템(KMS)을 AWS 람다를 통해 FaaS 형태로 구현했다.

■"인공신경망 통해 리뷰2.0-악성리뷰 알람 지원할 것"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여러가지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시스템 아키텍처가 구성된 상황에서 윤 CTO는 일명 '리뷰2.0'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리뷰는 O2O서비스가 가질 수 있는 핵심 자산이라고 본다"며 "이 부분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적용, 사용자들에게 후속질문을 던지면서 더 상세한 리뷰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텍스트와 평점 혹은 별점을 매기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숙박업소를 사용한 고객들에게 단순히 만족스럽다, 불만족스럽다를 넘어서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에 대해서까지 파악하는데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인공신경망 기술을 동원해 사용자의 답변을 이해하고 정확히 이해하고 상황을 추론해서 적절한 추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기능은 내년 3월 정도에 적용될 예정이며 주로 호텔, 펜션 등 특징이 있는 숙박업소를 이용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보다 빨리 적용되는 기술은 악성리뷰 알람 서비스다. 리뷰2.0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해 악의적인 사용자 리뷰를 분류해 숙박업소 사업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에 대해서까지 가이드를 주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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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측은 "욕설이나 일방적인 비방이 아닌 이상 리뷰를 삭제하지는 않는다"며 "고객들의 컴플레인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업자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CTO는 "AWS로 옮겨간 것은 인력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과 함께 최근 클라우드는 가상화나 데이터 운용의 탄력성을 갖는 것 외에도 데이터 프로세싱, 스토리지, 머신러닝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