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굴기'…"2030년 미국 잡는다"

차세대 AI 개발 계획…10조위안 시장 창출

인터넷입력 :2017/07/24 15:41    수정: 2017/07/24 15:42

손경호 기자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두, 알리바바 그룹, 텐센트 등 자국 내 IT기업들이 AI로 비즈니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동시에 해당 분야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AI 연관 산업으로 10조위안 규모 시장을 만들며 미국을 넘어서는 글로벌 AI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차세대 AI 개발 계획'은 AI 분야에서 투자펀드 조성을 장려하고, AI 스타트업에 대한 세금감면, 금융지원 등과 함께 중국 기업들의 외국 AI 회사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해외 연구센터 개설에도 도움을 줄 생각이다.

중국 정부는 앞서 드론,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등 분야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한편,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도 지원 계획을 밝히며 차세대 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미국에 넘기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중이다.

■"2030년 중국 내 AI 연관산업 규모 10조위안으로 키울 것"

차세대 AI 개발 계획은 첫번째 단계로 2020년까지 AI기술과 관련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키워 핵심 AI 산업 부문에서는 1천500억위안, AI 연관 산업에서는 1조위안 가치에 달하는 시장규모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2025년까지 AI를 산업에 활용하는데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관련 법률, 규정, 윤리적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AI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 핵심 AI 산업에서 4천억위안, AI 연관 산업서는 5조위안 시장규모를 목표로 한다.

앞서 바이두는 베이징 시내에서 자사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다가 법을 위반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마지막 세번째 단계에서는 2030년까지 AI 이론, 기술, 애플리케이션 리더로 도약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로 자리잡는 AI 혁신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 핵심 AI 산업은 1조위안, AI 연관 산업에서는 10조위안 시장을 조성한다는 생각이다.

■中 AI 연구 수준 높은 편

주목할 점은 중국의 AI 연구수준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견줘 뒤쳐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연구자들은 수 년 전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의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딥러닝 관련 저널에 게재된 논문수는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2030년까지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AI 이론, 기술, 애플리케이션을 갖게 될 것"이며 "AI 혁신을 위한 주요 세계센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GDP는 2030년까지 AI가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14% 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중국이 10년 내 미국이 보유한 AI 기반 생산성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 GDP가 2030년에 26%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레노버 등 IT기업들은 이미 전자상거래, IoT, 자율주행차 등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AI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바이두는 지난달 미국 시애틀 소재 AI 스타트업인 키트닷에이아이(Kitt.ai)를 인수했으며 머신러닝에 필요한 핵심 하드웨어로 꼽히는 GPU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 사이 알리바바는 AI 기반 음성인식스피커를 출시했다. 레노버는 디지털비서, 커넥티드 헬스 디바이스,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플랫폼 등을 자사 기기에 녹여낸다는 생각이다.

■폐쇄된 인터넷 정책은 여전히 걸림돌

다만 중국 정부가 AI 연구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연구가 중국 내에서만 머물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만리방화벽 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검열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AI 연구는 결국 양질의 데이터를 적절한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중국의 AI 연구가 '그들만의 리그'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글로벌은 "중국을 위한 AI의 함의(Artificial Intelligence Implications for China)'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국경 간 데이터 흐름 제한은 글로벌 협업을 불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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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현지 전문가 사이에서는 중국 내에서 수집된 대부분 데이터들이 자국 내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연구의 큰 흐름이 오픈리서치(공개연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폐쇄적인 중국의 인터넷 정책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몇 개 해외 글로벌 AI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미국 등 주요국에 연구센터를 개설한다고 해결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제기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