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손을 사람 살리는 손으로 바꿔줍니다

[★☆스타트업]심폐소생술 교육 키트 만든 아이엠랩

인터넷입력 :2017/07/19 16:52    수정: 2017/07/19 17:17

김윤희, 백봉삼, 손경호 기자

①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 주역이자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역할로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스타트업’ 코너를 통해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되는 불편들을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 그리고 기발한 서비스로 해결해주는 ‘별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이 우리나라의 ‘스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자 한다.[편집자주]

■ 심정지 사망자 수, 교통사고 사망자의 5~6배

연간 급성 심정지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5~6배 더 많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가 갑자기 심장이 멎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긴급 구조 신청을 하고 기다릴 여유가 없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위급한 순간, 제세동기를 이용하거나 직접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고 알고는 있지만, 덜컥 겁부터 나기 때문에 119에 신고한 뒤 구급차를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골든타임’이 지나간다.

뇌에 산소 공급이 4분 이상 중단되면 뇌손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119 신고 후 구급차가 도착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10분이 넘는다. 뇌에 혈류가 흐를 수 있도록 최소 10분 정도 심폐소생술을 해야 소중한 내 가족과 이웃을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아이엠랩이 개발한 ‘CPR큐브’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기기다.

심폐소생술 교육 키트 'CPR큐브'.

■ 내 손을 사람 살리는 손으로 바꾸는 ‘CPR큐브’

CPR큐브는 손바닥만 한 블루투스 스피커 정도의 크기(100x95x95mm)에 무게(120g, 배터리 제외) 또한 매우 가볍다. 그래서 가정에서도 쉽게 심폐소생술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깍지 낀 손으로 누르게 되는 우레탄 재질의 상단은 실제 흉부를 압박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특수 제작됐다. 보통 5~6cm 깊이로 1분에 100~120회 압박을 해야 심장에서 뇌로 피가 흐르는데, CPR큐브는 이 같은 방법을 익히는 데 최적화 돼 있다.

CPR큐브는 사람 형태가 그려진 종이 위에 기기를 올려놓고 실습하는 방식으로, 알맞은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적당한 깊이와 속도로 기기를 누를 경우 하단의 불빛이 하나씩 들어오는 방식이다. 15회 이상 제대로 하면 진동과 함께 불빛이 기기를 따라 도는데, 이는 피가 잘 돌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아이엠랩의 전데릭 매니저가 CPR큐브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은 일상생활의 불편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효율적으로 풀어내는 기술과 서비스에 달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CPR큐브는 기존의 낡은 심폐소생술 교육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고가의 덩치 큰 마네킹으로 이뤄지던 심폐소생술 교육을 보다 쉽고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오바마 “CPR에 훌륭한 새 방법 찾은 것 같다”

2016 구글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에서 아이엠랩의 CPR 기기를 보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권예람 아이엠랩 대표에 따르면 일반 마네킹 형태의 CPR 실습 도구의 가격은 보통 40만원대다. 이 제품은 어떤 피드백도 없고, 사용자가 그냥 가슴을 눌러보는 체험만 가능하다.

센서가 부착된 마네킹형 도구는 500만원대로, 이는 일반인 교육을 대상으로 잘 쓰이지도 않는다.

이처럼 기존 CPR 교구들이 부피가 크고 고가인 탓에 정작 교육과 실습이 필요한 현장에는 충분한 수량이 공급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전체 인원이 실습할 수 없어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엠랩은 CPR큐브를 개발, 병원 등에 보급하는 영업을 하고 있다. 또 스위스, 페루, 멕시코, 브라질, 핀란드, 스페인 등 해외에서 CPR큐브에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스위스 CPR 교육 기관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실습 영상은 200만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6 구글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 때 오바마 전 대통령도 CPR큐브에 대해 “심폐소생술에 대한 훌륭한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 같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심정지로 가족을 잃은 사용자와 현장에서 CPR 교육을 하는 강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 밖에 CPR큐브는 최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서 목표금액인 300만원보다 3배 이상 많은 1천만원의 투자금을 모아 관심을 받았다.

■ “심폐소생술 강도와 깊이, 감 잡는데 도움”

지디넷코리아 기자들이 CPR큐브를 직접 사용해 보고 있다.

지디넷코리아 기자들이 직접 CPR큐브를 시연해본 결과 개인에 따라 느끼는 난이도가 달랐지만, 비교적 쉽게 심폐소생술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 유익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느 정도 강도와 깊이로 흉부를 압박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없었는데 CPR큐브를 통해 대략적인 느낌과 속도를 익힐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또 7만원정도 되는 부담 없는 비용과, 작고 가벼운 본체, 배터리를 넣고 전원버튼만 누르면 되는 간단한 설치 요인도 기존 CPR 실습 도구를 대체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혔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등과 같은 특별한 기념일에 소중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선물 용도로 적합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왼쪽부터 권봉석 씨넷코리아 기자, 김경묵 지디넷코리아 대표, 이은정 지디넷코리아 기자.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CPR큐브를 봤을 때 블루투스 스피커, 비상전등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이 기존의 낡은 CPR 교육 시장의 틈새를 보고, 가성비 높은 기기를 개발해 시판했다는 결과에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

구청, 병원, 소방기관, 학교 등 CPR 교육이 필요한 모든 곳이 시장이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호평을 받는 점도 CPR큐브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평도 있었다.

관련기사

아이엠랩 전데릭 매니저의 도움으로 진행된 CPR큐브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실습 장면, 체험 소감은 지디넷코리아와 씨넷코리아가 영상에 담았다.[영상=씨넷코리아 유회현PD]

김윤희, 백봉삼, 손경호 기자jtwer@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