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홍-美유튜브스타 넘는 크리에이터 키운다"

브랜드건축가 김정민, 크리에이터 전용 공간 '철록헌' 오픈

인터넷입력 :2017/07/11 10:18    수정: 2017/07/12 19:13

손경호 기자

최근 아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에 꼽히는 것 중 하나가 '크리에이터'다.

30대~40대가 지식iN, 다음카페 등 포털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익숙했다면 이보다 어린 세대들에게는 유튜브, 다이아TV 등으로 대표되는 동영상 플랫폼이 정보창고이자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앞에 두고 자신의 활동을 기록해 외부에 공유하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다.

그러나 양띵, 캐리, 대도서관 등 스타 크리에이터들을 바라보며 자란 세대들이 앞으로 이들과 같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을 만큼 국내서 좋은 여건을 갖췄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국을 넘어 중국, 미국 등에서까지 주목 받는 글로벌 크리에이터를 꿈꾸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브랜드건축가 김정민 대표는 철록헌이라는 크리에이터 전용 공간을 통해 한국을 넘어 중국, 미국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들고, 이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기도 쉽지 않다. 구독자수가 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캐릭터나 콘텐트 내용에 맞지 않는 묻지마 광고를 하도록 해서 오히려 팬들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 같은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건축가를 운영 중인 김정민 대표와 유명 대중문화 기획자, 홍대 공연 공간 운영자가 뭉쳤다.

이들은 유명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트로 브랜드를 만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왕홍, 미국 유튜브 스타 못지 않은 유명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철록헌'이라는 크리에이터 전용 공간을 열었다.

■모바일 맞춤형 글로벌 크리에이터 키운다

지난 7일 홍대 인근 철록헌에서 만난 브랜드건축가 김정민 대표는 중국, 동남아를 시작으로 미국 등 각 나라 플랫폼에 맞는 최적화된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함께 키워 나간다는 생각이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영상 1개를 업데이트하면 평균 25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과 함께 모토시옹마오라는 크리에이터를 프로듀싱하는 중이다.

한국뚱뚱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중국 내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빌리빌리, 중국판 페이스북인 웨이보와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미아오파이 외에 유우쿠(드라마/영화 플랫폼), 터오타오(뉴스앱), 모바일메신저 위챗 등을 통해 유통된다.

한국뚱뚱은 중국 내 인기를 반영해 현지에서 12개 기업과 모델계약을 맺었다. 또한 내년 중에는 관련 캐릭터 상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크리에이터 전용 공간 철록헌 전경.

철록헌은 앞으로 한국뚱뚱, 모토시옹마오 등을 포함한 크리에이터들의 캐릭터를 잡고, 콘텐트 제작을 지원하면서 음원사업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원소스 멀티유즈라는 말은 각각의 플랫폼을 이해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말"이라며 "콘텐트가 맥락(context)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면 각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여야한다"고 설명한다.

이미 스마트폰, 모바일, 동영상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콘텐트 유통 시대를 맞아 여기에 최적화된 콘텐트를 만들 수 있어야 사용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범람하지만 일부 스타들처럼 크리에이터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 대표는 한국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이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영화를 소비하는 과정에 비유해보면 이렇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는 사용자의 의지가 가장 강력하게 반영되는 만큼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이와 달리 집 안에서 VOD로 영화를 시청하는 이들의 집중도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진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채널은 더욱 몰입도가 낮다. 콘텐츠 자체가 플랫폼에 맞게 변형되거나 아예 각 플랫폼에 맞게 설계되는게 최선이라는 조언이다.

■크리에이터 지속 성장을 위한 조건 '브랜디드 방송'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대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콘텐트가 가진 콘셉트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두번째로는 방송-광고가 하나로 융합된 브랜디드 방송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앞서 두 가지 전략에 기반을 둬서 수익모델을 다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브랜디드 방송은 예를 들어 패션 전문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콘텐트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제품을 크리에이터 고유의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해야하는 것을 말한다. 패션 크리에이터에게 안경 광고는 자연스럽지만 뜬금없이 디지털카메라를 들고나오던가 하는 사례는 팬들이 오히려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인기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캐릭터 상품, 음원 사업 등을 통해 수익모델을 다변화하는 작업도 필수다.

철록헌은 크리에이터들이 좋은 콘텐트를 만들며 성장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오프라인 공간이다.

지하1층은 크리에이터들이 팬들을 위한 공연을 할 수 있는 콘서트홀, 스탠딩홀로 쓰인다. 1층은 크리에이터들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전시물이나 제품이 전시되는 쇼룸으로 운영된다. 2층~3층은 크리에이터 전용 사무공간으로 4층은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오픈스튜디오로 활용할 생각이다.

김 대표는 "MCN과 같은 플랫폼 자체 보다는 여러 다른 플랫폼에 콘텐트를 제공하는 프로바이더로서 크리에이터의 자체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철록헌은 먼저 중국 플랫폼을 겨냥한 왕홍을 키우는 것과 뮤지션, 방송인, 연기자 등 엔터테이너를 유튜브 플랫폼에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철록헌을 통해 기존 MCN의 약점을 극복하고, 아시아 대표 콘텐트 기업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