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도 ‘무선’ 바람…프리미엄 시장 각축전

모터·배터리로 성능↑…기술 내재화로 경쟁력 강화

홈&모바일입력 :2017/06/20 07:51    수정: 2017/06/20 15:20

청소기 시장에서도 무선(無線)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주요 업체들은 모터, 배터리 성능 등을 높인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청소기 시장은 140억달러(약 15조8천억원) 규모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중 무선 청소기 비중은 30%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청소기 시장 전체 규모 증가폭은 크게 높지 않지만 유선 대비 무선 제품의 비중은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 청소기의 장점은 이름 그대로 선이 없어 편리하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간편함을 추구하는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한 데다 무선 청소기 성능도 유선 청소기와 유사한 수준까지 향상되면서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다만 무선 청소기는 배터리 수명으로 인해 출력 시간이 짧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유상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무선 청소기의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가전 업체들은 배터리 수명과 출력,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는 모습이다.

LG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흡입력을 갖춘 '코드제로 ART 시리즈'를 앞세워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고 밝혔다.(사진=LG전자)

■무선 청소기 시장 지속 확대…LG·삼성 가세에 경쟁 심화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은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등 외산 업체들이 주도해왔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도 본격 가세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다이슨은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 선두 업체다. 회사는 우리나라 무선 청소기 판매율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이슨의 무선 청소기는 빠르고 가벼운 모터를 장착해 유선 청소기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구현한다”며 “무선 청소기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청소기의 성능은 모터가 좌우하는 만큼 이 회사는 디지털 모터 개발에만 4천억원 이상 투자했다. 다이슨의 주력 무선 청소기 제품에는 회사의 V8 모터가 탑재됐다. 이 모터로 제품은 분당 최대 11만rpm 속도로 회전하며 흡입력은 전작 대비 15% 향상됐다. 모터의 초소형 무게로 바디 무게는 2.6kg로 최소화했으며 배터리 사용시간은 20분에서 40분으로 두 배 증가했다.

LG전자도 회사의 스마트 인버터 모터와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로 집약시킨 무선 청소기로 다이슨을 정조준했다.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무선청소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4년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통합 브랜드 ‘LG 코드제로’를 출시, 매년 약 20%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다이슨 V8 모터 탑재 무선청소기 이미지.(사진=다이슨)

LG전자는 1인 가구와 고령층이 늘어나는 사회 구조를 고려해 작은 공간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핸디스틱과 로봇청소기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회사의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인 ‘코드제로 A9’은 모터가 손잡이에 적용돼 무게 중심을 최적화, 140와트(W)의 흡입력을 갖췄으며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2개 사용 시 최대 80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전무는 이달 “코드제로 ART' 시리즈를 통해 경쟁사와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 현재 다이슨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글로벌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1등 기반을 다질 수 것"이라며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탑티어(Top-tier)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브랜드 ‘에르고라피도’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해당 브랜드 제품 누적 판매량이 1천200만대를 넘어섰으며 회사 역시 유선보다 무선 제품의 판매 증가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에르고라피도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환해 수명이 30% 증가했으며 한 번 충전으로 45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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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워스틱’ 브랜드를 내놓으며 시장에 합류했다. 파워스틱은 회사의 기존 스틱 청소기 대비 약 40% 가벼워진 2.7kg의 무게와, 좌우 180도 상하 90도까지 회전하는 ‘이지핸들링’ 기능으로 사용감을 높였으며 21.6V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 청소기는 신혼 부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고연령층일수록 익숙하고 전력이 쎈 진공 청소기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동일한 시장 규모에서 무선 청소기 비중이 지속 늘어나고 있으며 연내 무선청소기 비중이 유선 제품을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