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눈에 카메라 장착한 ‘아이보그’

어릴 적 사고로 눈에 넣는 카메라 개발

과학입력 :2017/06/15 10:01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사이보그 T-800(아놀그 슈왈츠제네거 역)처럼 한쪽 눈이 붉은 남성이 화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사는 영화 제작자 롭 스펜스 씨는 자신을 ‘아이보그’(eye+cyborg)라 부른다.

어린 시절 오른쪽 눈을 산탄총으로 쏴 장님이 된 그는 오른쪽 눈에 소형 카메라를 삽입해 자신의 시선으로 보이는 것을 촬영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어렸을 적 사고를 당한 그는 완전히 시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지만 법적인 장님 판정을 받았다.

결국 스펜스 씨는 오른쪽 눈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로 촬영하는 동안 그의 눈은 빨갛게 빛나 보인다.

그가 항상 카메라를 오른쪽 눈 부분에 장착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촬영은 최대 30분 정도 밖에 할 수 없다. 스펜스 씨는 토론토에서 개최된 로봇 관련 컨퍼런스인 ‘퓨처월드’에서 강연을 맡았는데, 그는 무대에서 오른쪽 눈에서 카메라를 잠시 분리한 뒤 영상을 촬영해 해당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당시 강연을 본 120여명의 청중들은 환호를 보냈다.

스펜스 씨의 오른쪽 눈에 포함된 카메라는 디지털 신호가 아닌 아날로그 신호를 사용하고 있다. 녹화된 영상은 모니터와 TV로 전송이 가능하다. 동전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으면 매우 작은 크기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평소 그는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림으로써 카메라를 숨기고 다닌다. 어린 시절부터 오른쪽 눈이 먼 스펜서 씨는 눈에 안대를 하고 생활했는데, 어느 때부터 눈이 붓기 시작했다. 각막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 눈을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눈에 카메라를 내장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오른쪽 눈에 삽입하는 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 카메라 제조사, 기술자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눈에 묻을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 했다. 눈에 삽입하는 카메라 처음 완성된 시점은 2008년으로, 이 기기는 무선 주파수 마이크 송신기가 장착된 카메라가 내장돼 있으며, 카메라가 시신경에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에 오른쪽 눈 카메라로 무엇을 파악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술자들은 카메라가 눈꺼풀 아래에 단단히 고정되도록 눈 소켓에 녹은 왁스 몰드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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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1년 게임 ‘데이어스 엑스: 휴먼 에볼루션’ 출시 무렵, 스퀘어에닉스로부터 실사 사이보그 다큐멘터리 촬영 의뢰를 받아 촬영에 임하기도 했다.

스펜스 씨는 모든 움직임을 기록해두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침 식사 때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프로젝트를 위해 눈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