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리니지M’, 아이템 거래 해법은?

거래소 개편, 성인-12세 등급 구분 등 다양

디지털경제입력 :2017/06/12 15:33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전 예약을 시작한지 53일 만에 이용자 500만 명이 몰리면서 흥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 방식을 두고 엔씨소프트의 고민은 깊어진 상태다. 게임사가 유료 재화(현금으로 충전한 게임머니)를 활용한 아이템 거래를 허용하고 수수료를 받을 경우 청소년이용불가(성인 등급)로 게임을 내놔야한다는 등급 해석이 나와서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리니지M의 경우 유료 재화로 아이템 거래를 못하게 막거나, 성인과 청소년 버전으로 각각 운영하는 방식에 힘이 실리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MMORPG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유료 재화로는 거래가 불가능한 이용자 간 아이템 시스템 제공, 또 다른 하나는 성인과 12세 이용가 등급에 따른 버전 구분이다.

리니지 온라인을 모바일에 그대로 구현한 리니지M.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과 같은 길 가나

엔씨소프트 측은 협력사이자 경쟁사인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의 거래소 개편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물 등급을 관리해오던 게임위는 레볼루션을 12세 이용가에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재분류하라고 권고했다. 게임위는 해당 게임에 담겼던 아이템 거래 방식(현금 충전이 가능한 유료 재화 활용)이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를 모사,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했다.

게임위의 등급 재분류 권고에 넷마블게임즈는 레볼루션의 거래소 개편 안을 게임위 측에 제출한 상태다. 현금 충전이 불가능한 그린다이아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넷마블 측이 개편을 결정한 것은 성인 등급으로 재분류되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내려야하고, 결국 이에 따른 환불 등 조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구글이나 원스토어와 달리 성인 인증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성인 등급의 게임은 서비스할 수 없는 이유다.

엔씨소프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게임위 측이 레볼루션의 거래소 개편 안을 받아들이냐는 부분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의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에 필요한 재화 추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게임의 자율 등급을 보장해주지만,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성인 등급으로 조정해야한다. 성인 등급 재분류 등은 일종의 감시 기관인 게임위 측이 판단하고 있다.

■성인 버전과 12세 버전 독립 운영?...12세 버전 출시 후 시스템 개편도 가능

물론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레볼루션과 다르게 성인 등급과 12세 이용가 등급으로 나눠 서비스해도 된다. 아이템 거래 방식에 따른 등급 구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할 경우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특히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하는 것은 엔씨소프트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에 기획한 게임 방식의 틀을 깨고,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개편해야한다는 점에서 개발 기간이 연장될 수 있어서다.

또한 게임 방식이 초기 기획과 달라질 수 있어 경제 밸런스 등을 분석하고 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리니지M은 개인 거래와 통합거래소를 모두 지원한다.

그래서일까.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M을 우선 내놓은 뒤 문제가 되는 내용을 추후 수정하거나, 등급에 영향을 미칠만한 시스템은 오픈하지 않고 향후 업데이트로 추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리니지M의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거래소 시스템을 개편하거나, 이용자와 게임위의 분위기를 살펴보는데 시간이 부족한 것. 엔씨소프트 뿐 아니라 국내 게임업계는 약 한달 전 레볼루션의 등급 재분류 이슈 이후 아이템 거래 방식에 따라 등급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의 버전을 청소년이용불가와 12세 이용가로 나눌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당장 현실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하려면 추가 개발이 필요하고, 버전에 따른 운영 방식도 다르게 해야하는 만큼 게임사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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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유료 재화로 거래가 불가능한 아이템 통합 거래소 오픈이다. 12세 이용가로 게임을 출시한 뒤 문제가 되는 시스템을 수정할 수 있다. 정식 출시 버전에 거래소를 넣지 않고, 충분히 검토한 뒤 업데이트로 추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엔씨소프트는 오는 21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리니지M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