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스타트업서 돌파구 찾다

수공예품 판매, 쇼핑몰 창업, 과외·통번역 일

인터넷입력 :2017/05/28 10:38    수정: 2017/05/29 12:22

최근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들의 일자리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쉽지 않다.

경단녀 대부분들은 출산과 육아로 직장 퇴사를 한 후 경제적 여유로 인해 다시 취업을 고민하지만 면접까지 가기도 전 서류전형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월 발표한 통계청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5년에 한번 집계, 경단녀의 경우 처음 조사)에 따르면 결혼 전 직장 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기혼여성 928만9천명 중 696만명(75%)이 경력 단절 경험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유로는 결혼 58.5%, 임신 및 출산(28.4%), 양육(7.2%) 등의 순으로 집계 됐다.

이에 일부 경단녀의 경우 자영업이나 소호몰을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직접 마련하거나, 자신만의 재능을 IT 스타트업의 마켓플레이스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직접 만든 식초나 과일청을 핸드메이드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판매하거나 쇼핑몰을 창업해 수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외나 통번역 등을 통해 비교적 유연한 형태로 일을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수공예품 마켓 '아이디어스'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의 수공예 전문 플랫폼 '아이디어스'

'아이디어스'는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들의 마켓플레이스다. 가죽공예, 의류, 도자기 등을 비롯해 다양한 수제품 먹거리들도 많이 판매 되고 있다. 현재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작가는 2천여 명에 이르며, 이들 중 대부분이 1인 업체로 수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입점된 작가 중 80%가 여성이며, 이들 중 경단녀였던 작가들도 상당 수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어스에서 사진을 기반으로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청춘사진관'의 고경희 대표는 올해로 창업 3년을 맞는다. 주요 판매제품은 사진액자, 차량용 방향제 액자와 다양한 사이즈의 나무 액자며,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이후 매달 월평균 1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고 대표는 슬하에 2남을 둔 전업주부며 현재 3째를 임신 중에 있다.

고경희 대표는 "결혼과 출산후 재취업이 쉽지 않아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판단해 창업을 결심했다"며 "바쁘지만 유연하게 업무도 가능하고 무엇보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게 돼 큰 보람을 갖는다"고 말했다.

■동대문 의류 도매 사업 대행 '링크샵스'

지방에 사는 경단녀들의 경우 취업 고민은 수도권에 비해 배가 된다.

'링크샵스'는 동대문 의류 도매 사입 대행 서비스로, 쇼핑몰, 오프라인샵 등의 업자들이 직접 동대문에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 검색부터 구입까지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동대문 사입 대행 B2B 플랫폼을 기반으로 에이프릴은 지난해 거래액 300억원, 올해 들어 매달 평균 6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 중에 있다.

특히 경남과 호남에도 의류 쇼핑몰을 하는 창업자들이 늘면서 링크샵스 고객도 함께 늘고 있다.

김해에 위치한 여성 쇼핑몰 '더제이수' 송수연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LG전자 연구원으로 6년 경험을 쌓고 이후, 스스로 경단녀를 선택.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했다. 위치상 동대문과 거리가 있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링크샵스를 통해 매월 1억5천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년 만에 300%이상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여가친화기업 건강관리 앱 회사 '눔'

전세계 4천700만 이용자가 사용하는 건강관리 앱 '눔'은 고객만큼 직원들의 건강도 소중히 여긴다. 경력 단절 여성들이 눔을 찾는 이유다.

칼퇴근은 기본, 일찍 오면 일찍 퇴근하는 '얼리버드 제도'에 재택근무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아이가 있어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춰 일할 수 있는 비결이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여가친화기업' 표창을 받아 이미 그 내실을 증명했다.

눔의 이지안 코치의 사연은 독특하다. 그녀는 원래 눔의 고객이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일을 그만두고, 원래의 몸매로 돌아가지 못해 눔의 '눔코치'를 이용하게 된 것. 그녀는 18kg 감량에 성공했고, 자신을 사랑하게 돕는 심리학 기반의 눔코치에 반했다.

결국 그녀는 심리학 전공을 살려 직접 눔에서 활동하는 코치가 됐다. 현재 아이 둘의 엄마며 고객들의 건강한 다이어트를 돕는 눔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지식 거래 마켓 '크몽'

서비스와 지식을 거래하는 플랫폼 '크몽'은 지난해 100억원 거래액을 돌파 했다.

크몽은 디자인, 번역 및 통역, 마케팅, 홍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재능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재능을 판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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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구매자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검색해 다양하게 등록돼 있는 리뷰를 참고해 구매를 할 수가 있다.

크몽은 판매자와 구매자간에 발생하는 의뢰, 주문, 거래까지 진행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등록된 전문가 수만 9만 여명이며, 누적 거래건수 30만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