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강자 아마존, 패션 시장도 삼킬까

“고객과 감정적 연결 중요…쉽지 않을 것”

인터넷입력 :2017/05/26 10:07    수정: 2017/05/26 10:26

전세계 유통 강자인 아마존이 의류 시장을 넘어 이제는 패션 시장을 넘보기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은 식료품 등 배송 상품의 폭을 넓혀 왔다. 또 AWS 클라우드 사업에 착수하거나, 킨들과 같은 전자기기도 출시했다. 아울러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등 업종을 확대해 왔다.

아마존이 발을 담근 업계는 가혹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해온 아마존은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패션'을 점찍고 목표 지점을 향한 준비를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의 수석 연구원인 켄 카사르 씨는 "아마존은 가장 큰 의류 판매자의 하나로, 미국에서 3천억 달러(약 336조 4천500억원)의 의류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있다"며 아마존의 의류 사업 성장을 언급했다.

의류와 용품 이익률은 아마존에서 취급하는 상품 중에서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증권 전문가들은 의류 판매 수익이 올해 아마존의 주당 순이익에 25센트를 추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익률이 낮은 업종의 온라인 쇼핑몰을 주 사업으로 하는 아마존이지만, 제프 베조스 대표는 새로운 시장에 나설 경우 '장기전'이 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꼼꼼하게 예비 조사를 한 후, 막상 싸움을 걸었을 때는 실패와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조금씩 업계 리더를 따라잡은 뒤 소모전 끝에 시장을 빼앗는 끈질긴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패션에 대한 아마존의 지금까지의 움직임을 추적했을 때 더 버지는 “적어도 여성의류인 e테일러 숍숍을 인수 한 2006년 이후 아마존은 패션 업계에 열중해 왔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또 2012년 패션 전시회 코스튬 인스티튜트 익스비션(Costume Institute exhibition)을 개최했다. 2015년에는 ‘뉴욕 패션 위크: 멘스’(New York Fashion Week : Men's)를 시작으로, 인도에서 아마존 인디아 패션 위크를 도쿄에서 아마존 패션 위크 도쿄를 열며 패션 산업에 대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은 의류 업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패션 업계에서는 아직도 약한 존재다.

셔츠와 양말 등의 일용 의류를 판매하는 의류와 드레스와 신발, 가방 등 비교적 고급 상품을 취급하는 패션과는 전혀 별개이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에서 아마존의 실적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매 분석가와 패션 업계의 중진들은 아마존이 ‘패션 아이템을 팔기위한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그 이유는 아마존에는 유행 요소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 실용 목적의 의류와 달리 패션은 감성과 감정이 중요하고 주관적인 자기표현 목적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에게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의류와 달리, 패션 관련 상품의 수익률은 의류와 비교하기 힘들 만큼 낮다. 따라서 만약 아마존이 패션 제품 판매에서도 성공한다면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이에 아마존이 목표로 한 패션 업계 공략에 신중하게 움직인다는 것이 외신 분석이다.

카사르 씨는 “패션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감정적인 연결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감정적인 관계가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존이 패션 전시회를 지원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해온 것이란 설명이다.

이달 아마존은 NBA의 시카고 불스의 드웨인 웨이드 선수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패션 리더로서도 인기인 웨이드 선수는 자신의 브랜드를 입힌 상품을 다수 갖고 있지만, 아마존 패션에서 ‘웨이드 쇼핑’이란 브랜드를 갖게 됐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 아마존은 꾸준히 고객에게 ‘감정적인 연결’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초 자사 상표의 의류 브랜드를 7개 갖고 있으며, 남성용 액세서리, 여성용 드레스 및 핸드백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에는 자사의 란제리 라인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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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60도 전 방향에서 3D 스캔이 가능한 카메라 ‘아마존 에코 룩’을 출시하는 등 패션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마존 에코 룩은 알렉사가 기계학습을 통해 사용자가 어느 쪽의 옷이 어울리는지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외신은 “카사르 씨를 비롯해 아마존이 패션 업계에서 성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는 전문가가 많다”면서도 “과거에도 여러 의문이나 비판을 뒤집고 새로운 장르에 성공해 온 아마존이 큰 이익이 전망되는 패션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