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 탑 무너진 숙박앱, 다시 일어설까

등 돌린 소비자 인식 개선 원점부터 재시작

인터넷입력 :2017/04/03 17:12

숙박앱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거침 없는 성장세가 주춤할 전망이다. 최근 발생한 사건 사고로 구설수에 오른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모텔에 대한 인식 개선과 건전한 숙박 문화를 위해 공 들여온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다시 소비자와 시장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놀자 ‘성매매’ 장소 제공 의혹 , 여기어때 ‘해킹’ 사고

야놀자, 여기어때.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야놀자는 일부 가맹점이 유흥업소와 연계해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고, 이를 본사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논란이 일어 곤욕을 치렀다.

이에 야놀자는 사과와 유감을 표한 뒤, 가맹점 전수조사를 통해 성매매 장소가 제공된 사실이 확인된 가맹점과는 즉시 가맹을 해지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특히 회사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감지시스템을 검토하고, 상권분석을 철저히 해 유흥업소 입점건물 등과는 가맹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알렸다.

여기어때는 좀 더 심한 홍역을 앓았다. 여기어때는 해커의 공격을 받아 91만 명의 회원 개인정보를 탈취당했다. 이 중 4천명 고객에게는 개인에게 민감한 숙박업소명이 포함된 협박성 문자가 발송돼 2차 피해를 낳았다.

이에 회사는 사과문을 띄우고, 보안 인프라 강화와 피해 보상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또한 회원정보와 숙박 예약정보 분리 및 암호화, 사용자 개인정보 수집 정보 최소화, 개인정보보호 전담임원 영입 등 보안 관련 투자 방안을 공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 추가 투자유치, 실적 목표, 상장 계획 영향은?

야놀자의 몰카 안심존 캠페인.

야놀자는 지난 2015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을, 지난해 SL인베스트먼트와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최근에는 국내 사모투자회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800억원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1천1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위해 협상 중이란 소식도 알려졌다.

야놀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86% 상승한 6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이전 연도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흑자전환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로 2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2015년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미래에셋 벤처투자사 등으로부터 13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달성, 올해는 8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00억원 목표를 잡은 상태다. 내년에는 매출 1천억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종합 숙박앱으로 변신한 여기어때.

지난 2월 심명섭 대표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현재까지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은 없는 상태다. 대신 회사의 내실을 키워 내년이나 그 다음해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연초 세운 계획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부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정적인 이슈 발생으로 투자자와의 갈등도 예상된다.

모텔 전문에서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종합 숙박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켜 이용자 기반을 안정적으로 만들었으나, 사용자 인식이 예전으로 후퇴한 데 따른 우려다.

이에 오랜 기간 건전한 숙박 문화 알리기에 힘써온 두 회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등 돌린 사용자의 신뢰를 얻고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업계와 시장에 팽배해 있는 숙박앱 서비스에 대한 위기의식을 떨쳐버리는 것이 급선무지만, 단기간 내 사용자 인식 전환은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두 회사는 암호화를 하더라도 민감한 개인정보가 사용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 특성상 보안에 대한 더욱 강력한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비용 발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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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의 숙박 인식 개선을 위한 슬로건.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연이은 사고로 이를 접한 사용자들이 해당 앱을 사용하게 될지 의문이 든다”며 “그 동안 업계에서 활발한 경쟁을 펼치며 성장해온 두 기업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대형 보안사고가 발생한 탓에 여기어때 해킹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개인정보를 악용해 2차 피해를 일으킨 사례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면서 “법적 책임뿐 아니라, 회사의 진정어린 피해자 보상 정책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