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100억 투자...음식주문에도 AI 얹는다

챗봇-음성인식 주문 등 개발 나서

인터넷입력 :2017/03/06 14:54    수정: 2017/03/06 17:06

손경호 기자

친구나 지인들에게나 물어 볼만한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음식을 추천해주고, 알아서 주문, 결제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나올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대표 배달앱서비스인 배달의민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100억원을 투입, '배민 데이빗'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AI 기반 챗봇, 자연어 이해/처리 등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해 자사 배달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배달앱이 음식, 맛, 양, 취향, 상황 등 배달음식 주문과 관련된 수 천~수 만개 우리말 표현을 AI 기반 기술인 머신러닝을 통해 배우고 익히도록 해 사용자들이 더 쉽고, 편한 방식으로 음식을 배달 받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배민 데이빗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A.I.'와 성서 이야기 '다윗과 골리앗'에서 차용했다. 영화 속 데이빗은 딥러닝이라 불리는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과 교감하는 로봇이다. 다윗(영어 표현 데이빗)은 거인 골리앗에 맞서 승리한 용감한 청년으로 르네상스 시대 거장 미켈란젤로가 대표작 '다비드상'으로 표현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과 대척점에서 직접 싸운다는 얘기가 아니라 배달이라는 특정 분야에 집중한 몸집이 작은 스타트업의 강점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AI는 최근 다양한 ICT 기술과 결합해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세상을 바꾸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미 가전,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이 도입, 적용되고 있으나 배달앱 분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배민 데이빗은 100억원을 투입해 AI 역량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 등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해부터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미카(AMICA.a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AI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 회사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배달음식 분야에서 자체 프로젝트로 AI 기술을 개발, 도입, 적용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협업 프로젝트는 그대로 진행하되 배민 데이빗을 통해 자체적인 AI 기술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주문 데이터에 기반해 한국어와 음식 주문이 결합된 표현을 중심으로 배달앱에 특화된 대화형 챗봇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음성인식을 통해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어 처리/이해를 통한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배민 데이빗 프로젝트는 이 회사 김범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끈다. 그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으로 엔씨소프트와 SK플래닛에서 빅데이트 관련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등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오랜 기간 역량을 쌓아 온 IT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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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CTO는 현재 보유한 우수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우선 특별팀을 구성하고, 여기에 최고의 AI 전문가들을 추가 영입해 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1차적으로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성큼 다가온 지금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다시 한 번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며 "배달의민족은 인공지능 분야 외에도 고객경험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고객들이 더욱 편하고 즐겁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