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SKT가 왜 AI 로봇을 만들까

"AI 실제 서비스와 생태계 만드는 게 목표"

방송/통신입력 :2017/02/28 14:21    수정: 2017/02/28 15:28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드는 방법을 허공에 물었더니, 로봇이 쳐다보며 디스플레이에 레시피를 띄운다. 자리를 움직이니 로봇이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SK텔레콤이 MWC 2017 전시 부스에 내놓은 AI 로봇 ‘소셜봇’이 보여준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MWC 2017이 개막하기 일주일 전, SK텔레콤이 자체 개발 AI 로봇을 선보인다고 발표했을 때 일각에서느는 반신반의한 목소리가 나왔다.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를 내놓은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이제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것이 과도한 패기로 보인다는 이유다.

마치 음성인식 AI는 ICT 업계를 이끄는 회사는 누구든지 선보여야 하는 서비스로 여겨지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로봇까지 내놔야 하는 이유에 선뜻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AI 로봇 4종을 전세계 이목이 쏠린 MWC 현장 한켠에 내놨다.

음성 인식과 영상 인식이 결합한 소셜봇

■ 실제 서비스 제공을 고려한 AI 로봇

MWC와 같은 ICT 전시는 미래 가능성이 점쳐지는 신사업 비전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바꾸어 말하면 기술력 과시를 위해 상용화가 불투명한 서비스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등장하기 일쑤라는 뜻이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시선에 대해 선을 그었다. 모두 실제 서비스를 고려해 만든 AI로봇이라고 못을 박았다.

현장에서 만난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전시 부스에 있는 AI 로봇은 오랜 기간 회사가 고민해온 결과물”이라며 “4종의 로봇을 내놓은 이유는 저마다 각자 제공하는 서비스 분류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고, 저마다 비즈니스 모델까지 고려해 개발 완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 개발을 이끌던 박명순 원장이 그간 로봇 개발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스피커와 로봇이 이질적인 사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AI 서비스의 연장선상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음성인식 스피커와 AI 로봇이 완전히 다른 사업은 아니다.

고개를 돌려가며 이용자를 바라보던 AI로봇 ‘소셜봇’은 현재 시판 중인 누구 스피커의 2.0 버전으로 일컫던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누구 스피커는 음성인식만 가능하지만, 영상인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업계 안팎에 소문이 파다했다. 이같은 소문의 정체였던 소셜봇은 이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디스플레이 상단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 얼굴을 인식해 고개를 돌린 것이다.

■ AI 로봇은 생태계 확보를 위한 과정

AI 서비스의 최종 진화 형태가 꼭 로봇은 아니다. SK텔레콤 역시 이같은 의견 제시에 동의했다.

다만, 회사가 원하는 것은 로봇을 통한 서비스 제공으로 편의성을 늘리는 것과 함께 이를 통해 AI 생태계를 확보한다는데 중점을 뒀다.

최종적인 AI 서비스 모습을 당장 가늠할 수는 없지만 SK텔레콤이 선보인 4종의 AI 로봇은 곧바로 서비스를 제공해도 각각의 쓰임새가 있다.

카드 결제 기능을 갖춘 커머스봇

소셜봇은 감정이란 점에 방점을 두고 소통할 수 있는 기계라는 점에 맞춰 개발됐고, 카드결제기를 품은 '커머스봇'은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게 고안됐다. 또 강아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펫봇'은 주인의 말을 알아들을 뿐 아니라 홈CCTV와 같은 집안 모니터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소셜봇을 비롯해 팻봇, 토이봇, 커머스봇 등 AI 로봇은 SK텔레콤이 자체 기술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이 가운데 두 개는 써드파티 협력사와 힘을 합쳤고, 인형 옷을 입고 있는 토이봇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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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AI 판에서 힘을 합칠 수 있는 회사와 맞손을 잡는 것이 AI 생태계 판을 키우는 1차 과정이다.

AI로봇 전시부스 담당 관계자는 “AI라는 기술 성격 자체가 데이터를 더 많이 쌓아 발전하는 것처럼 AI 사업 역시 힘을 합칠 수 있는 플레이어와 함께 더 많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를 모아 더욱 진화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