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강자 히어, 왜 중국업체에 지분 넘겼나

나브인포-텐센트에 10% 매각…"주주 기반 확대"

홈&모바일입력 :2016/12/28 17:56    수정: 2016/12/29 09:4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중국 인터넷 강자의 지도사업 강화일까? 아니면 지도 서비스 강자의 중국시장 공략 신호탄일까?

디지털 지도강자 히어(HERE)가 지분 10%를 중국과 싱가포르 3개 업체에게 매각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1년 전 노키아 산하에 있던 히어가 BMW, 다임러,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빅3 손으로 넘어간 이후 처음 단행된 것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히어는 지난 27일 중국 지도업체 나브인포와 인터넷 강자 텐센트, 그리고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에 지분 10%를 넘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히어는 원래 노키아의 지도 사업 부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12월 노키아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독일 자동차 3사에 약 30억 달러에 매각했다.

디지털 지도 전문업체 히어가 텐센트, 나브인포 등 중국업체에 지분 10%를 넘기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히어)

특히 디지털 지도는 최근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율주행차 등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는 유망 분야다. 그런만큼 히어가 지분 10%를 중국 업체들에게 매각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에자드 오버빅 히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리 정보가 전 세계의 여러 산업 영역에서 발명과 확장을 촉발하는 점을 감안해 주주 기반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나브인포와는 조인트벤처도 설립

세 회사와 손을 잡은 구체적인 이유도 밝혔다. 일단 나브인포와 텐센트는 전략적 투자자 관계라고 설명했다. 지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각종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반면 GIC는 금융 투자자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회사의 장기 전망을 고려한 조치란 설명이다.

물론 이번 투자는 갑자기 결정된 건 아니다. 다임러 등은 지난 해 12월 히어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추가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

실제로 히어 주주중 한 곳은 다임러는 지난 4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지분 매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보쉬 역시 히어와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어 측이 중국 쪽 파트너와 손을 잡은 대목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히어는 이날 나브인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나브인포는 중국에서 지도 및 지리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히어는 “이번 제휴로 나브인포의 데이터와 서비스를 활용해 중국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어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개발 툴킷인 ‘히어 오토 SDK’ 같은 것들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히어와 나브인포는 자율차용 고선명 지도와 지리정보 서비스 부문에서도 힘을 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텐센트, 자율차 등 미래기술 협력에 초점

텐센트와 협력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일단 텐센트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히어의 지도 및 위치 플랫폼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될 경우 위챗을 비롯한 서비스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부분은 역시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 기술 분야 협력이다. 지도 서비스는 구글, 애플 등이 한 발 앞서가고 있지만 자동차 내비게이션용으로 한정할 경우 히어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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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마 텐센트 모바일 인터넷그룹 부사장은 “히어와 협력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같은 미래 기술 탐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히어는 나브인포, 텐센트 등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이란 거대 시장에 연착륙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중국업체들은 히어와 제휴를 통해 미래전략을 강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