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애저스택으로 노리는 것

퍼블릭 클라우드의 UX로 대기업 IT인프라 공략

컴퓨팅입력 :2016/07/25 15:34    수정: 2016/08/01 13:47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중반 애저스택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한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MS 애저와 동일한 사용자경험(UX), 기능, API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이다.

현재 모든 IT솔루션업체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오라클, IBM, VM웨어 등 인프라 솔루션 제공업체는 모든 사내 인프라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길 수 없는 대형 기업고객을 상대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접근법을 설파해왔다.

MS의 애저스택은 기존 IT솔루션업체의 전략과 정반대 접근법을 보여준다. 여타 경쟁사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존 설치형 솔루션의 UX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확장하는 형태다. 반면, MS 애저스택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UX를 사내 환경으로 확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스택 포털

애저스택은 애저리소스매니저란 관리도구를 사용해 전체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을 제어, 운영하게 한다. 이 도구는 현재 애저에서 사용하는 ‘애저 포털’과 동일한 모습을 갖고 있다. 애저리소스매니저 화면 상단의 ‘애저스택’ 로고를 가리면 애저 포털로 착각할 정도다.

MS는 애저스택을 애저 클라우드의 축소판이라고 설명한다. 애저스택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앱을 애저 클라우드로 이전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코드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의 위치를 사내의 애저스택이냐, 애저 클라우드냐로 바꾸면 끝이다.

애저 서비스형 인프라(IaaS)만 사내용으로 꾸리는 게 아니다. 애저 클라우드의 본류라 할 서비스형 플랫폼(PaaS)도 사용할 수 있다. MS는 애저스택 구매자에게 별도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지 않는다. 애저 클라우드의 SDK를 그대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스택에서 가상머신에 BLOB스토리지를 생성, 할당하는 모습

애저스택은 하드웨어 조작없이 인프라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를 표방한다. 관리자는 가상머신,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애저리소스매니저에서 생성, 관리,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애저리소스매니저는 윈도서버의 관리명령어를 쓸 수 있으며, 애저의 관리명령어도 쓸 수 있다. 기존 윈도서버 관리환경에 익숙하든, 애저 클라우드 관리환경에 익숙하든 쌓아온 경험을 그대로 사용하게 한다.

한국MS 진찬욱 부장은 “MS의 최종 목표는 퍼블릭 클라우드인 애저”라며 “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려면 현실적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쓴다고 할 때 보면 특정 업무는 사내에 특정 업무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분해서 두는 경우가 많다”며 “MS의 하이브리드는 동일한 앱을 퍼블릭 클라우드와 사내 인프라를 구분하지 않고 아주 쉽게 이관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사용하려는 대형기업은 애플리케이션 마이그레이션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사내에서 쓰던 앱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진 부장은 “온프레미스의 닷넷 애플리케이션을 애저에 올리면, 돌기도 하고 안돌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로 가기 위한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를 별도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쓰는 이유가 비용절감인데, 왜 굳이 또 돈을 들여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를 해야 하냐”며 “하이브리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6개월 정도 쓰다가 어느정도 사용량을 파악한 뒤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가져와서 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저스택은 규제준수, 데이터 위치, 맞춤화, 응답속도 등의 문제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100% 사용할 수 없는 기업을 겨냥한다. 한국의 경우 규제준수가 현재 이슈다. 클라우드 저장소의 위치의 경우 MS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협의해 국내로 한정하기로 했다. 한국MS는 내년 상반기 개소할 애저 데이터센터 서울리전으로 애저스택의 효용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잇다.

애저스택은 현재 테크니컬프리뷰1 버전이다. 일부 한정된 파트너와 사용자가 테스트하고 있다. 진 부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10개 기업이 애저스택 프로토타입을 테스트 중이라고 한다.

그는 “애저스택은 애저의 56개 이상의 핵심 서비스를 온프레미스서 구현 가능하게 한다”며 “더불어 애저의 머신러닝, 빅데이터, IoT 스위트, 코타나 애널리틱스 같은 PaaS를 활용해 서비스와 솔루션을 만들고, 제3자에게 판매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MS는 국내 SW업체와 협력해 애저스택과 애저 마켓플레이스를 결합하는 사업협력안을 마련중이다. 국내 SW업체가 전세계 애저스택이나 애저 사용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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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사업보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윈도10을 비롯한 설치형 SW 라이선스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더 큰 돈을 투입해왔다.

애저의 UX를 사내 인프라로 밀어넣으려는 MS의 노림수는 간단하다. 언젠가는 모든 기업이 사내에 운영하는 IT환경을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게 될 것이란 계산이다. MS가 설치형 OS의 경험을 뒤로 하고, 애저 서비스의 경험을 애저스택의 전면에 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