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신사업 '속도'

'온디맨드' 모바일 인터넷 주도권 확보

인터넷입력 :2015/11/29 18:09    수정: 2015/11/29 19:22

‘임지훈’ 대표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은 카카오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예비인가를 받는데 성공, 종합적인 모바일 사업 추진에 있어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3천800만 가입자를 자랑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모바일 송금 ‘뱅크월렛 카카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전개가 예상된다.

앞으로 카카오는 모든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하는 온디맨드 서비스와 함께, 금융과 ICT 기술을 접목한 핀테크 사업까지 본격 추진하는 등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 “카카오, 혁신성·고객기반 구축 용이”

금융위원회는 29일 임시회의를 열고 카카오 중심의 ‘한국카카오 뱅크’와 KT 중심의 ‘케이뱅크’에 대한 은행법 예비인가를 결정했다. 단, 아이뱅크는 심사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금융위는 지난 6월 ICT금융 부문 간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혁신과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금융개혁 차원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은행법 체계 하에서 시범적으로 1~2곳에 예비인가를 내준 뒤, 은행법 개정 이후 본 인가를 낸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예비인가 신청접수를 받았고, 지난 10월1일 한국카카오, 케이뱅크, 아이뱅크 등 총 3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금융위는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평가하는 외부평가위원회를 이달 9일 구성하고, 전문가 총 7명(위원장 포함)을 통한 심사를 진행했다. 해당 심사의견은 오늘 금감원에 제출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카오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사업 초기 고객기반 구축이 용이하다는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해 거래비용 절감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한 중금리 대출(금융권데이터+온라인 상거래결제 데이터+SNS 활동내역) ▲카톡 기반 간편송금 및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는 것.

■카카오, 세분화된 고객 데이터로 중금리 시장 공략

금융위 평가를 보면 역시나 카톡이 갖고 있는 방대한 이용자와 고객 데이터가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이 카톡 내에서 ‘선물하기’와 같은 온라인 상거래를 활용할 뿐 아니라, 간편결제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 역시 활발해 은행권보다 세분화된 신용평가가 가능하다. 즉 저금리와 고금리로 양분화된 현 대출 시장에서 카카오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신용등급이 4~6등급으로 애매했던 고객 입장에서는 경우에 따라 중금리 대출이 가능해져 가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특히 대다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모바일 메신저 카톡을 사용하는 만큼 접근성이 낮고 범용성이 높다는 점은 카카오 컨소시엄이 갖는 가장 강력한 강점이다.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 카카오를 통해 1년 가까이 쌓은 결제 사업 노하우 역시 앞으로 한국카카오 뱅크가 금융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향후에는 카카오 보험, 적금, 카드 등 기존 은행에서 서비스 하던 다양한 서비스들을 은행창구가 아닌, 모바일 내에서 카톡 계정으로 가능한 시대도 머잖아 보인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한 텐센트가 인터넷 전용 은행 ‘위뱅크’를 설립하는 등 핀테크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양사 협업도 가능해 보인다.

카카오는 오늘 ▲공동발기인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카카오스코어' 신용 평가 모델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통한 맞춤형 금리제도▲24시간 고객의 문의에 답하는 '금융봇' 등 카카오뱅크만의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들을 제시했다.

이 밖에 카카오뱅크는 기존 결재 대행 사업자의 주요 역할을 앱투앱 결제, 카카오톡 기반의 송금 서비스 등으로 대체해 수수료를 낮출 계획이다. 고객과 가맹점, 또 고객과 고객을 직접 연결해주고 오픈 아키텍쳐를 통해 고객과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시스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 전략을 강조한 임지훈 카카오 대표.

■카카오, O2O 온디맨스 서비스에 탄력

카카오가 전통 산업임 금융업에 발을 본격 담그게 되면서 회사가 계획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온디맨드 서비스에도 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존하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들을 온디맨드로 재해석해 모바일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여러 파트너들과의 호흡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O2O 서비스는 물론 콘텐츠,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 모든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이 같은 모든 온디맨드 서비스가 최종 결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획득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서 카카오가 향후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갖고 전개하는 그림이 가능하다.

검색→쇼핑→주문→결제 등을 별도의 계정이나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도 사용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하고 원활하게 카톡 계정 하나로 끝낼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향후 1~2년 간 분기별로 O2O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거나 관련 계획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또 온디맨드 서비스를 ‘교통’, ‘홈서비스’, ‘배달’로 압축하고 새로운 서비스들을 출시한다고 알렸다. 업계에서는 퀵 서비스, 개별 화물 서비스, 음식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언급되고 있다.

금융업 역시 카카오가 모든 서비스들을 연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한 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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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달 말 기자 간담회에서 “기존의 O2O, 콘텐츠,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의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이 있을 때 완결까지 지어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현존하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들을 온디맨드로 재해석해 모바일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여러 파트너들과의 호흡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대해 카카오 윤호영 부사장은 “오랜 시간 고생한 결과인 만큼 말할 수 없이 기쁜 결과”라면서 “금융소비자가 몸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