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투더 퓨처' 배경, 왜 10월21일일까?

'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유력한 날로 잡아

인터넷입력 :2015/10/22 11:22    수정: 2015/10/22 13:3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왜 하필 10월 21일이었을까?”

영화 ‘백 투더 퓨처’ 2편은 2015년 10월 21일로 미래 여행을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985년 10월 6일에 살던 마티 맥플라이가 30년 뒤로 시간여행을 오면서 온갖 신기한 일들을 겪게 된다는 것이 ‘백 투더 퓨처’의 기본 이야기 구조다.

그렇다면 왜 하필 10월 21일이었을까?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모든 건 시카고 컵스와 연결된다”고 전했다.

2015년 10월 21일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백투더 퓨처' 2편의 한 장면. (사진=씨넷)

영화에서 마티 맥플라이는 2015년 10월21일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미리 알게 된 맥플라이는 과거 50년 동안의 스포츠 통계가 담긴 책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 하지만 이 일이 화근이 되면서 스토리가 꼬이게 된다.

결국 영화 ‘백투더 퓨처’ 2편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는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던 셈이다.

■ "시카고 컵스 우승한다면 10월21일이 가장 유력"

‘백투더 퓨처’ 2편 극본을 썼던 밥 게일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황당한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백 투더 퓨처’ 2편 배경을 10월 21일로 한 것은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경우 그날이 가장 유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제작하던 1988년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포스트시즌엔 네 팀이 올라갔다. 내셔널리그 두 팀, 아메리칸 리그 두 팀이 각각 승부를 겨룬 뒤 이긴 팀들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고 격돌하는 방식이었다.

시카고 컵스 홈 구장인 리글리필드. (사진=위키피디아)

밥 게일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1988년 일정 기준으로)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뒤 4대 0으로 우승을 차지할 경우 10월 21일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2015년 10월 21일로 여행하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영화 ‘백 투더 퓨처’ 2편의 모티브가 된 시카고 컵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중 가장 불운한 팀으로 꼽힌다. 1908년 이후 107년 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시카고 컵스는 메이저리그 ‘3대 저주’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팀이다. ‘백 투더 퓨처’ 제작자들이 영화 속에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염원을 담은 것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 시카고 컵스, 영화 예언과 달리 21일 완패

올해 시카고 컵스는 팀 리빌딩에 성공하면서 포스트시즌 1라운드를 진출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일부에선 영화 예언대로 시카고 컵스가 107년 동안 계속된 저주를 풀어내는 것 아니냐며 흥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영화 속 예언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일단 시카고 컵스의 올해 가을 야구는 영화속 예언대로 10월 21일에 종지부를 찍었다. 영화와 다른 건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시리즈 완패로 끝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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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를 통과한 뒤 1차전에서 리그 최고 승률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완파했던 시카고 컵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시리즈 맞상대 뉴욕 메츠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리즈 전적 3대 0으로 지고 있는 컵스는 미국 현지 시각으로 10월 21일 열린 4차전에서도 8대 3으로 완패했다. 결국 10월 21일은 시카고 컵스의 2015년 가을 야구 마지막 날이 돼 버렸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