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세탁기 없애는 '세탁혁명' 목표”

채주병 워시온 대표 인터뷰

인터넷입력 :2015/09/14 08:30    수정: 2015/09/15 13:04

수요자 중심의 온디멘드 서비스가 생활 곳곳에 번지면서 이제 세탁까지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해결하는 시대가 왔다.

세탁물 수거와 세탁, 그리고 배달까지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는 ‘워시온’이 바쁜 샐러리맨들에게 ‘세탁 혁명’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

그 동안 사람들은 와이셔츠나 코트 등 물빨래가 어려운 세탁물을 가까운 세탁소에 맡기고, 되찾아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동네 세탁소의 경우는 카드 결제가 어려운 경우도 많고, 또 일정 금액을 넘겨야 배달을 해줬다. 친절한 서비스와도 거리가 멀었다.

워시온은 앱으로 요청하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매니저가 방문해 세탁물을 수거해 세탁하고 다시 배달해주는 O2O(Onlne to Offline) 서비스다.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채주병 대표는 가사 노동이 점점 귀찮고 번거로워지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여유를 주자는 취지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세탁물 품질과 서비스는 확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채주병 워시온 대표(오른쪽), 노성산 PM.

“귀찮고 번거로운 가사 노동은 우리가 대신하겠다, 고객은 인생의 여유를 가져라가 우리의 슬로건입니다. 세탁소가 없어 고객들이 불안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세탁 품질과 서비스를 확실히 하려고 합니다.”

워시온은 송파구를 시험 지역으로 운영한 뒤 현재는 분당, 판교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추후 지역 확대는 물론 드라이크리닝을 넘어 본격적인 물세탁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아예 세탁기를 없애겠다는 각오다.

워시온을 한 번 써본 사용자가 3회 이상 사용하는 확률은 약 40%다. 현재까지 누적 사용자 수는 약 300명이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재사용률을 보면 고객들의 신뢰도가 꽤 높은 편이다. 비결은 채 대표가 세탁 공장을 약 4년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 덕분이다. 또 멤버들이 세탁 전문가여서 세탁물을 보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업체는 빠른 지역 확장을 꾀하고 있죠. 하지만 저희는 지금 최대한 문제점을 잡고 고객 서비스를 잘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것들을 매뉴얼 화 시키고 있고요. 새로운 서비스인데 무리하게 직원을 늘리고 규모를 확장해서 오류를 겪는 것보다 지금의 전략이 낫다고 봅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워시온의 총 임직원은 5명이다. 현재 씨드머니로 1억 정도 개인 투자를 받았다.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여러 투자사들과 만나고 있으며 내달 중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세탁 공장 인수도 검토할 예정이다. 다음 서비스 지역은 용인이나 수원쪽을 생각하고 있다.

노성산 PM이 제시한 통계청 2013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세탁 시장은 1.5조다. 하지만 결제 패턴이 현금결제인 만큼 실제는 이보다 4배 이상 클 것으로 예상된다. 10조 이상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노 PM은 큰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실제 국내 세탁 시장은 통계청 발표보다 훨씬 클 겁니다. 이에 저희는 세탁 업무로부터 해방을 위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겨울 이불을 세탁하고 보관하는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고요. 물세탁도 자루 단위로 수거하고 세탁해 배달하는 등 지금 시장보다 큰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채 대표는 기존 세탁 업계와 함께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관련기사

“단순히 지역 서비스를 죽이는 게 아닙니다. 우리도 세탁 전문가가 있고 또 시스템을 만들고 있지만 전국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우리가 다 하기 어렵게 되겠죠. 세탁 전문가들이 더 필요해질 겁니다. 기존 세탁업계 분들이 아무래도 새로 시작하는 분들보다 훨씬 잘 해주실 거라 생각하고요. 이분들을 섭외해서 우리 회사와 상생할 수 있는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워시온이 자부하는 최대 강점은 바로 ‘맨파워’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다수의 세탁 전문가가 모여 있다는 것. 음식배달앱이 새로운 음식 주문 문화를 만들었듯, 워시온과 같은 세탁앱들이 기존의 낡은 세탁 문화를 바꿔놓을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