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보고픈 사람 글 상단 고정…어떤 후폭풍?

최대 30명까지 선정…트래픽 '빈익빈 부익부' 심화될 수도

홈&모바일입력 :2015/07/10 14:46    수정: 2015/07/10 15:3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알고리즘 황제’ 페이스북이 살짝 백기를 든 걸까? ‘좋아하는 사람’의 글을 뉴스피드 맨 상단에서 우선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 시각) 뉴스피드에 ’먼저 보기(see first)’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능을 이용할 경우 우선적으로 보고 싶은 사람을 최대 30명까지 지정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먼저 보기’ 외에도 친구 삭제나 추가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했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변경된 알고리즘은 iOS에는 바로 적용되며 안드로이드와 데스크톱 환경에도 조만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마음에 드는 사람 글을 우선 표출해주는 '먼저 보기' 기능을 도입했다. (사진=씨넷)

■ '흐르는 강물' 같은 뉴스피드 약점 보완

페이스북 뉴스피드는 ‘흐르는 강물’처럼 순식간에 사라진다. 페이스북은 그 동안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보고 싶어할만한 글들을 우선 노출해줬다.

이와 함께 ‘리스트’ 기능도 제공했다. 이용자들은 ’친한 친구’를 비롯한 분류 기능을 활용해서 글을 분류하는 방식을 통해 원하는 글을 봤다.

하지만 이렇게 분류하더라도 한계는 있었다. 분류 카테고리를 일부러 찾아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이번에 새롭게 적용한 알고리즘은 이런 불편까지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최대 30명까지 ‘먼저 보기’를 지정할 경우 그 사람들이 올린 최신 글은 늘 뉴스피드 맨 윗 부분에 뜨게 돼 있기 때문이다.

'먼저 보기' 기능을 적용할 때는 '좋아요'를 누른 뒤 관련 기능을 선택하면 된다. 사진은 지디넷 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

‘먼저 보기’를 설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해당 페이지나 프로필에 있는 ‘좋아요’를 누르면 ‘먼저 보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여기서 ‘먼저 보기’를 선택한 프로필이나 페이지의 최신 글이 맨 위에 항상 뜨게 된다.

물론 ‘먼저 보기’를 취소하고 싶으면 그냥 ‘기본’을 다시 눌러주면 된다.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변경한 것은 이용자 편의 제고를 위해서다. 이용자들이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직접 골라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는 이번 알고리즘 변경으로 페이스북의 광고 비즈니스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꼭 보고 싶은 콘텐츠를 30개까지 맨 위에 띄울 수 있도록 해 놓으면 이용자들이 뉴스피드를 스크롤하는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엔 당연히 광고 노출도 줄게 된다.

■ 소음 제거 강점과 '트래픽 출렁' 중 어떤 쪽이 더 강할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페이스북이 ‘먼저 보기’를 광고에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란 질문이다. 하지만 외신들에 따르면 페이스북 측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관리 책임자인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먼저 보기를 타깃 광고용으로 활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이번 정책 변경으로 많은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갈수록 SNS 트래픽 비중이 늘고 있는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연한 얘기지만 페이스북은 이 부분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현재까진 뉴스 서비스에 미칠 영향만 집중적으로 분석한 글도 눈에 띄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인 인스턴트 아티클스. (사진=페이스북)

하지만 추론을 해 볼 수는 있다. 이용자들이 ‘먼저 보기’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는 가정을 하고 한번 따져보자. 당연한 얘기지만 평소 SNS에서 인기가 많거나 이용자들과 적극 소통하던 사이트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

반면 존재감이 떨어지는 사이트들은 페이스북을 경유한 트래픽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스크롤하려는 욕구가 예전보다 더 줄어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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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지난 4월엔 ‘친구의 친구’들의 활동 내역 노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 당시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 역시 ‘소음 제거’란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리퍼럴 트래픽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조치 역시 그런 측면에선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