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지진아' MS, 모바일 속도 낸다

윈도-기기 통합…"합쳐야 끊김없는 UX 실현"

컴퓨팅입력 :2015/06/18 10:21    수정: 2015/06/18 10:5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17일(현지 시각) 단행한 조직 개편의 핵심은 운영체제(OS)와 기기 사업 통합이다. 새롭게 탄생한 ‘윈도와 디바이스 그룹(WDG)’의 향배에 이번 조직 개편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MS 조직 개편의 진짜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선 한 뼘 더 들어갈 필요가 있다. “왜 OS와 기기 사업을 통합했느냐?”는 다소 뻔한 질문이 필요하단 얘기다.

이 질문 속엔 MS의 오랜 고민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장 공략’이란 해묵은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결국 MS가 노키아 잔재를 싹 털어내고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에게 WDG 그룹 총괄을 맡긴 것은 일사불란하게 ‘모바일 공략’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윈도와 기기를 통합한 사업 부문을 이끌게 된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 (사진=씨넷)

■ 모바일 공략 위해선 '끊김 없는 이용 경험' 필수

MS는 현재 윈도10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윈도9을 건너뛰면서 ’10’이란 명칭을 붙인 차기 OS의 최대 과제는 가능한 많은 기기에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기 사이에 원활하게 호환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이런 전략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모바일이다. 텃밭인 데스크톱PC 쪽은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프랭크 질렛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직 개편은 MS가 모바일 쪽으로 마인드를 이전하겠다는 일환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윈도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작업할 때 모바일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동안 윈도폰은 모바일 OS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보잘 것 없었다.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윈도폰의 모바일OS 시장 점유율은 2.5%에 불과했다. 윈도폰은 차기 OS 출시 때 윈도10 모바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현재 모바일 OS 시장에선 안드로이드가 80% 가량을 독식하고 있으며 애플 iOS가 18%로 그 뒤를 잇고 있다.

WDG 부문을 이끌게 된 테리 마이어슨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건 이런 사정 때문이다. 씨넷은 마이어슨이 앞으로 “윈도 생태계로 구동되는 개인 컴퓨터 경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나델라의 MS는 모바일 정복 야심 실현할까

모바일 공략을 꿈꾸는 MS가 직면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MS가 ‘기가간 끊김 없는 이용자 경험’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PC, 태블릿, 스마트폰을 아우르는 윈도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개발자들이 좀 더 쉽게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윈도폰에만 쓸 때보다는 고객 기반이 훨씬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MS가 이런 전략을 처음 들고 나온 것은 아니다. 윈도8 출시 당시에도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간의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당시엔 모바일과 PC 플랫폼 간의 근본적인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꿈을 이루진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사진 = 씨넷)

MS가 이번에 OS와 기기 사업을 통합한 것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라고 봐야 한다. 사업이 아니라 이용자 중심 사고로 접근해야만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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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리서치의 크리스 하젤턴 애널리스트는 씨넷과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와 기기 간의 통합을 이야기하려면 사람들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S의 이번 조직 개편이 소프트웨어와 기기 간의 통합을 완벽하게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IT 전문 매체인 더버지는 “나델라가 이끄는 MS는 어떤 기기냐가 아니라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노키아는 단말기 중심 구조였다:면서 “따라서 이번 조치는 MS 입장에선 당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