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일주일 써본 뒤 내린 장단점 분석

美 씨넷 7.8점 평가 "아름답지만 배터리·가격은 흠"

일반입력 :2015/04/24 17:24    수정: 2015/04/24 17:35

정현정 기자

‘애플워치는 현존하는 스마트워치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견고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이 약 하루에 불과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것은 단점이다.

애플워치가 24일 일본과 호주를 시작으로 홍콩·중국·독일·프랑스·영국·미국·캐나다 등 9개국에서 시판된다. 이들 국가들에서는 예약가입자들에게 발송이 시작됐고 당초 5~6월에나 배송될 것이라고 통보했던 물량 중 상당수도 배송 일정이 앞당겨졌다.

또 애플스토어를 통한 예약판매 외에도 일본 도쿄와 영국 런던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 프랑스 파리의 '콜레트', 밀라노의 '10 코르소 코모', 독일 베를린의 '더 코너 베를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맥스필드' 등 주요 도시의 명품 매장과 백화점에서는 즉각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美 씨넷의 스캇 스테인 에디터는 애플워치 시판을 앞두고 일주일 간 애플워치를 사용해 본 후 장·단점을 분석해 평가했다.

애플워치는 씨넷 평가에서 디자인은 9점, 소프트웨어와 기능에서는 각각 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성능은 7점을, 배터리 측면에서는 5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씨넷은 애플워치를 “현존하는 스마트워치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1세대 제품의 몇몇 부족한 점때문에 꼭 필요한 전자기기라기보다는 패셔너블한 장난감처럼 여기게 만든다”고 총평하면서 총점 7.8점을 부여했다.

씨넷이 좋은 평가를 내린 부분은 컴팩트하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피트니스, 전화 송수신, 다양한 앱을 통한 다채로운 기능이다. 반면 약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수명과 느린 충전속도는 감점 요소로 평가됐다. 또 아이폰5 이후 버전과만 연동이 이뤄지고 다소 혼란스러운 인터페이스, 또 경쟁 제품들 대비 높게 책정된 가격도 단점으로 꼽혔다.

■애플워치로 무엇을 할 수 있나?

다른 스마트워치들과 마찬가지로 애플워치는 독자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기능을 실행할 때 아이폰이 필요하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와이파이 연결로 좀 더 멀리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블루투스로 연결할 경우 약 10미터 정도가 연결 범위다. 굳이 따지면 스마트폰 액세서리에 가깝다.

스테인 에디터는 애플워치를 통해 주로 걸음수와 심박수를 측정하거나 식당에서 식대를 결제하고, 음악을 감상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사용했다. 또 이메일을 체크하거나 우버로 택시를 호출하고, 뉴스를 읽고, 애플TV를 제어할 수도 있다. 스피커폰을 통한 전화통화도 가능하다. 같은 애플워치 사용자끼리는 심장박동이나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전송할 수도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시판과 함께 전용 앱스토어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3천개의 앱이 준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트위터, 에버노트, 인스타그램, 뉴욕타임스, CNN, 트립어드바이저 등 앱 등을 사용할 수 있었다.■디자인은 현존 최고

스테인 기자는 애플워치를 멀리서 바라보면 좀 더 선이 굵거나 원형의 디자인을 채택한 안드로이드 기반 워치들에 비해 평범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매끄럽게 만들어진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슬림한 디자인을 채택한 애플 제품들과 비교하면 다소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손목에 찼을 때는 그리 큰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애플워치는 38mm와 42mm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되는데 ‘페블 스틸’과 비슷한 크기의 42mm 버전이 남성 손목에는 불편함 없이 잘 맞는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원형이 아니기 때문에 호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빛이 반사되는 커브드 글래스나 사파이어 강화유리의 질감을 싫어할 수도 있다. 스테인 에디터가 착용해본 제품은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사용한 일반 애플워치 모델로 동일한 스틸 소재의 시계줄을 기본으로 화이트와 블루 색상의 스포츠밴드로 교체하기도 했다.

■애플이 공들인 첫 화면

스테인 기자는 애플이 애플워치 첫 화면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평가했다. 시간을 보여주는 애플워치 배경화면은 사용자에 취향에 따라 디자인과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아날로그 시계나 디지털 시계 디자인을 선택해도 되고 애니메이션 배경을 선택해도 된다.

예를 들어 태양의 활동주기를 선택하면 일출과 일몰 시간에 맞춰 맞는 배경을 보여주고 계절별로 낮과 밤에 따른 지구와 달의 움직임, 현재 날짜에 따른 행성들의 움직임을 배경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애플이 행사에서 시연한 것처럼 움직이는 미키마우스를 나오게 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애플은 배경화면에 써드파티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제공하는 디자인만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애플워치가 사각 디자인을 채택했음에도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은 모두 둥근 형태에서 다소 이질적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스테인 에디터는 디지털 시계가 좀 더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다재다능 용두(Crown)

애플워치 오른편에 장착된 디지털 용두(Digital Crown)는 애플워치의 특화된 기능 중 하나다. 용두에는 작은 스크롤 휠이 달려있어 누르거나 돌려서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용두 조작이 부드럽게 이뤄져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애플워치는 홈버튼이 없는 대신 용두를 한번 누르면 애플워치 시작될 때의 초기화면으로 이동한다. 다만 용두 사용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습관대로 화면을 쓸어넘겨서 조작하는 일이 더 많았다는 평가다.

용두 아래에 위치한 또 하나의 버튼은 한 번 누르면 즐겨찾기 연락처를 불러올 수 있고 두 번 클릭하면 애플페이가 실행된다.

■특별한 알림 주는 ‘햅틱’

애플워치에는 햅틱 피드백 기능을 제공하는 ‘탭틱 엔진(Taptic Engine)’이 적용돼 알람이나 메시지가 오면 사용자에게 진동을 준다. 스테인 에디터는 햅틱 기능 덕분에 기존 알림에 진동과 사운드가 더 해지면서 좀 더 특별한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또 애플워치는 터치의 압력을 감지해 가벼운 터치와 꾹 누르는 힘을 구별해주기 때문에 이에 따라 기능을 구별해 실행해준다. 앱이 실행된 상태에서 화면을 힘껏 누르면 팝업으로 관련 메뉴와 옵션이 열린다. 예를 들어 음악을 감상하다가 화면을 꾹 누르면 무선 헤드폰 연결 등 옵션 화면이 등장하고 지도에서는 위치를 검색할 수 있다. 배경화면 설정에서는 화면을 세게 누르면 다양한 개인 설정 기능이 나온다.

이와 함께 애플워치는 독자적으로 가속도계, 자이로, 심박센서를 탑재했다. 다만 GPS는 독자적으로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폰과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기능을 위치 이용할 수 있다.

■음성인식 ‘시리’ 유용하네

애플워치에서도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를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웨어의 구글나우와 마찬가지로 앱을 실행하거나 메시지를 보내고 날씨를 확인할 수 있다. 씨넷은 시리가 아이폰 보다 애플워치에서 훨씬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용두를 길게 누르면 시리가 실행된다. 혹은 손목을 든 상태에서 '헤이 시리(Hey Siri)'라고 음성 명령을 내려도 시리가 동작된다. 음성인식 성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유용하다고 호평을 받았다.

또 애플워치는 자체 키보드를 탑재하지 않은 만큼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때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면 유용하다. 녹음된 음성을 바로 전송할 수도 있다.

■전화통화는 어떻게?

스피커폰을 통한 전화 기능은 이미 삼성 기어 시리즈 등 경쟁 스마트워치에서도 제공되는 기능이다. 씨넷은 스피커 기능이 우수해서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는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전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애플워치를 가슴 정도까지 내리더라도 대화 전달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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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애플워치를 얼굴 높이까지 들어올려야한다. 물론 불편함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 없이 간편한 전화통화를 위해서 굳이 애플워치로 통화를 한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거추장스러운 헤드폰을 쓰는 건 좀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말한것처럼 자체 키보드가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는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하거나 미리 저장된 상용 문구를 사용하면 된다. 혹은 다양한 이모티콘을 통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워치 사용자끼리는 햅틱을 통한 '디지털터치'를 보낼 수 있으며 심장박동이나 스케치를 전송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