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대신 싼값 택한 샤오미, 인도 정벌할까?

미4i, 성능-가격 모두 낮춰…성공 여부 관심

일반입력 :2015/04/24 09:55    수정: 2015/04/24 10:5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중국판 애플' 샤오미가 또 다시 인도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신제품 미4i를 내놓으면서 인도 정벌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샤오미는 미4i를 내놓으면서 전 모델에 비해 가격을 대폭 인하해 직전 모델인 미4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오미가 처음 인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해 7월이었다. 당시 미3를 앞세워 순식간에 인도 시장에서 톱5 대열에 동참했다.

인터넷 판매만 하고 있는 신생 업체론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인도의 인터넷 보급률은 20% 남짓한 수준에 불과하다.

IT 전문 매체인 더버지는 23일 ’미4i’ 출시에 맞춰 샤오미가 인도 시장 공략에 성공한 비결은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전략을 잘 살펴보면 '미4i' 성공 여부를 간접적으로 점쳐볼 수 있다.

■ 인도 시장, 품질보다 가격이 절대적으로 중요

샤오미가 인도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시장 특성을 잘 공략한 덕분이다. 인도 휴대폰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판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 시장도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편이다.

일단 오프라인 판매망이 잘 조직돼 있는 편이 못된다. 단말기 제조업체와 판매 대리점 사이에 중간상들이 개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업체들의 수익은 줄면서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할 가격은 높은 경우가 태반이었다.

게다가 한국이나 미국 시장과 달리 통신사 보조금도 없다. 그러다보니 인도 시장에서는 한 두 달 월급 모아서 스마트폰을 사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만큼 가격 장벽이 높다는 얘기다.

이 장벽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온라인 판매다. 그리고 인도에서 처음 온라인 판매만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은 모토로라였다. 모토로라는 지난 해 2월 인도 특유의 중간상들 대신 지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에 손을 내밀었다.

덕분에 모토로라는 모토X를 비롯해 모토G, 모토E 등을 성공적으로 판매했다. 샤오미가 인도 시장에서 온라인 전용 판매란 방법을 택한 것은 모토로라의 성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더버지가 분석했다.

■ 구글 출신 스타 '휴고 바라'도 큰 역할

샤오미는 지난 해 7월 인도에서 미3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그 때는 중국 시장에선 후속 모델인 미4가 막 유통되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3는 인도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후 샤오미는 레드미1S와 레드미 노트 등도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공급해 성공을 거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인도 사람들에게 샤오미는 생소한 중국 업체에 불과했다. 더구나 인도 지역 인기 스타를 동원한 마케팅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로 성공한 비결은 바로 ‘가격’이었다고 더버지가 분석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인도 시장엔 ‘통신사 보조금’이 없다. 따라서 노트북이나 TV처럼 그냥 한번에 돈을 다 주고 사야 한다. 서민들에겐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격’이 중요한 경쟁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실제로 샤오미는 미3를 인도에서 출시할 때 삼성을 비롯한 경쟁업체 제품의 3분의 1 가격으로 공급했다. 당연히 인도 시장에선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샤오미가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플립카트와 손잡은 부분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생소한 업체였던 샤오미로선 “플립카트와 손잡았으니 믿을만한 곳”이란 이미지를 얻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구글 출신 스타 경영자인 휴고 바라 부사장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 시장 바깥 지역에서 샤오미 브랜드를 연착륙시키는 데는 휴고 바라란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 가격 높인 미4는 실패…더 관심 쏠리는 미4i

이런 전략 덕분에 샤오미는 인도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이런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샤오미는 후속 모델인 미4는 전작들보다 50% 가량 비싼 가격에 공급했다.

하지만 미4는 기대만큼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더버지는 “미4는 샤오미가 인도 시장에서 만난 첫번째 충격(bump)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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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이번에 미4i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은 이런 부분을 감안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4i는 1만2천999루피로 우리돈 약 22만원에 판매된다. 전 모델인 미4의 인도 판매가격이 16GB모델 기준 1만9천999루피(약 34만원)였던 것에 비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인도 시장 공략의 핵심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을 회복한 샤오미가 다시 시장의 인기까지 되찾아올 수 있을까? 미4i 출시에 유독 관심이 많이 쏠리는 이유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