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협업SW도 클라우드가 대세"...왜?

한재형 아이디에스트러스트 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5/04/03 09:16    수정: 2015/04/03 14:37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이 패키지 구축형에서 클라우드로 개편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8년엔 전세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클라우드기반 SW가 27.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집계에선 클라두드 점유율은 16.6%였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좀 다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뜬다고는 하는데 쉽게 체감은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SW 공급 방식이 대세인 탓도 크다. 기성복에 가까운 클라우드는 개별 기업 환경에 일일이 맞춰주는 것이 쉽지 않다.

SW업체들이 클라우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구축형 제품으론 한번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매달 적은 사용료를 받는 클라우드에 매달리다간 당장 회사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SW비즈니스 모델을 클라우드 퍼스트로 전환하겠다고 나선 국내 SW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룹웨어 업체 아이디에스트러스트(idsTrust)은 네이버의 기업용 협업 서비스 '네이버웍스'와 결합한 클라우드 제품을 개발하고 올해 시장 개척에 나선다. 한재형 아이디에스트러스트 대표는 기업들이 '우리는 클라우드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는 생각만 바꾸면 대기업도 충분히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업 솔루션은 클라우드로 전환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분야로 꼽힌다. 한 대표의 생각도 마찬가지. 그는 기업들이 시스템통합(SI)을 통해 솔루션을 구축하려고 했던 이유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맞춤 솔루션을 원했기 때문인데 메일이나 협업 솔루션은 더 이상 특별할 게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협업 프로세스가 기성제품을 써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표준화됐다는 설명이다.이메일은 협업 솔루션을 클라우드로 전환했을 때 가장 즉각적으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대표는 자사의 클라우드 협업 솔루션 '스마트러너' 제품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전까진 메일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쓰는 기업에선 기업 메일이 너무 느리다는 해외 지사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그렇다고 직원이 5~6명 있는 지역에 전용선을 깔 수도 없었다. 하지만 글로벌 IDC가 있는 기업용 네이버 메일에선 단 1초만에 메일이며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됐다.

메일 용량이 늘어나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업용 스토리지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구축형 메일에서는 직원당 300~500MB 정도 밖에 저장공간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네이버웍스 메일에선 30GB까지 제공한다. 내부에 구축했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 스팩이다. 직원들 입장에선 자주 메일을 삭제하고 백업 받지 않아도 되니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아이디에스트러스트의 전자결재도 네이버IDC에 올려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재결재도 충분히 표준화된 형태로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마다 업무 프로세스가 다 다르다고 하는 건 사실 표준화된 프로세스에서 여기 저기 예외를 만들었다는 얘기에요. 예외는 어떻게 보면 최고경영자가 원하는 프로세스가 아닐 수 있습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최대한 단순화하면 남는 역량과 정력은 다른 생산적인데 더 투자할 수 있지 않겠어요?

모든 기능이 항상 최신 상태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시스템 유지관리를 위한 자체 인력도 필요 없다.

아이디에스트러스트의 모회사인 대웅제약 그룹은 이미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클라우드기반 협업솔루션을 사용해 왔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져 과거에는 왜 이렇게 좋은 걸 안 썼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한다.

스마트러너는 클라우드형, 구축형, 하이브리드형 3가지로 버전이 있지만 한 대표는 클라우드형을 최우선에 두고 올해 사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돈이 남는 건 구축형이겠지만 중요한 건 순간의 매출이 아니라 기업의 영속성. 존속성입니다. 구축형 시장은 이미 성숙기를 넘어선 시장이고 클라우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과거의 것을 고집해선 안되죠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보안문제에 대한 정서적인 허들과 커스터마이징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있다.

보안문제에 대해서 한 대표는 대웅제약이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은 보안에 가장 민감한 산업군 중 하나 입니다. 대웅제약도 쓰는데 다른 기업도 못쓸 이유가 없습니다. 기업 내부에 둔다고 보안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만 넘어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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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기업들이 커스터마이징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클라우드 솔루션이 조금씩 늘어나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우리 같이 클라우드로 협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 나면 기업 고객들은 이런 솔루션들을 조합해서 사용해 커스터마이징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IT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게 아니라 좋은 솔루션을 잘 골라셔 연결시키는 쪽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