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징' 닷컴, 탄생 30돌 맞았다

1985년 3월 15일 심볼릭스가 최초…1억개 돌파

일반입력 :2015/03/15 19:23    수정: 2015/03/16 10:2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30년 전인 1985년 3월 15일. 당시 컴퓨터 제조업체로 유명했던 심볼릭스가 심볼릭스닷컴(Symbolics.com)이란 도메인을 등록했다.

심볼릭스는 MIT의 인공지능 실험실 출신 해커들이 만든 회사. 당대 최고 두뇌로 꼽혔던 이들은 방대했던 야심과 달리 컴퓨터 역사에 이렇다 할 흔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심볼릭스닷컴’을 등록하면서 최초의 닷컴 도메인을 만든 회사란 역사를 쓰는 데는 성공했다.

CNN, 벤처비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15일 세계 첫 닷컴 도메인 ‘심볼릭스닷컴’이 탄생한 지 30주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닷컴 첫 등록업체인 심볼릭스는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이름이지만 그 무렵엔 제법 유명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도 언급될 정도였다. 한 때 컴퓨터 언어인 ‘리스프’를 개발할 정도로 기술력을 자랑했던 이 회사는 결국 1993년 파산했다. 이후 심볼릭스닷컴 도메인은 2009년 투자그룹인 엑스에프닷컴이 인수했다.

심볼릭스가 출범하던 무렵 MIT 인공지능 실험실에는 훗날 리눅스 창시자로 이름을 떨치게 될 리누스 토발즈도 함께 있었다. 토발즈는 실험실내 해커 연구원들이 자유 소프트웨어를 독점 상용 소프트웨어로 바꾸려는 데 반발해 독자 노선을 펼치게 된다.

■ 1989년 WWW 등장 이후부터 닷컴 폭발

30년 전 심볼릭스닷컴이 최초로 등록된 이후에도 한 동안 닷컴 도메인은 이렇다 할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 무렵엔 아직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기반인 월드와이드웹이 탄생하기 4년 전. 여전히 구식 명령어를 잔뜩 입력한 뒤에야 인터넷을 쓸 수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엔 미국 국방부가 닷컴 도메인을 직접 관리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1987년까지 등록된 닷컴 도메인은 100여 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무렵까지 등록된 닷컴 도메인 중에선 우리들에게 익숙한 이름도 적지 않다.

1986년 1월 9일 등록된 제록스닷컴을 비롯해 HP닷컴(1986년 3월 3일), IBM닷컴(1986년 3월 19일), 인텔닷컴(1986년 3월 25일), 어도비닷컴(1986년 11월 17일) 등이 이 무렵 등록됐다. 또 애플닷컴도 한해 뒤인 1987년 2월 19일에 등록됐다.

닷컴 도메인이 본격적으로 등록된 것은 스위스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속이던 팀 버너스 리가 1989년 월드와이드웹을 개발한 뒤부터였다. 그 때부터 약 25년 동안 닷컴은 폭발적으로 등록됐다.

역시 벤처비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닷컴(1993년), AOL닷컴(1995년), 아마존닷컴(1995년), 구글닷컴(1997년) 등이 연이어 등록됐다. 페이스북닷컴(2004년), 유튜브닷컴(2005년), 트위터닷컴(2006년) 등 익숙한 이름도 속속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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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닷컴 도메인 관리 역할도 많이 변화했다. 미국 국방부를 거쳐 네트워트 솔루션즈가 닷컴 도메인 운영업체 역할을 한 것. 이후 2000년에는 베리사인이 네트워크 솔루션즈를 인수하면서 닷컴 관리 역할을 손에 넣었다. 베리사인은 오는 2018년까지 닷컴 관리업체 역할을 계속 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등록된 닷컴 도메인은 약 1억1천700만개에 이른다. 5년 사이에 2천만 개 가량이 더 늘어났다. 요즘도 매초 한 개씩의 닷컴이 등록되고 있다고 벤처비트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