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체들 뿔났다"…주말개통 '그림의 떡'

시행 이틀 앞두고 규제지침 하달 '논란'

일반입력 :2015/02/27 19:09

알뜰폰 업계가 정부와 이동통신사의 주말 휴대폰 전산개통 재개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부처와 이통3사가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 자회사인 SK텔링크와 KTIS, 대규모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외에 주말개통에 반대하고 있고, 당장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주말개통에 반대했던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알뜰폰 업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8.7% 수준으로 성장한 알뜰폰이지만 영업 활동에 중차대한 변화에도 논의에 포함되지 않았고, 적자를 면치 못한 알뜰폰 사업자들에 영업비용 증가라는 짐을 떠안게 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통3사 조정위원회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 전산시스템을 주말에도 열기로 합의한 뒤, 알뜰폰(MVNO) 사업자에 이통사(MNO)의 일방적인 사실 통보만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알뜰폰 업계는 3월1일 주말 전산개통 재개 시점 이틀전에서야 방통위로부터 관련 지침을 받았다. 방통위의 지침에 따르면, 주말 번호이동 개통은 알뜰폰 사업자 각사 자율에 맡기고 기존처럼 주말 영업을 한 뒤 월요일 개통을 처리해도 정부는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말영업 이후 월요일 개통 건에 대해서는 고객과 계약시 반드시 개통이 평일에야 된다는 점을 고지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즉, 정부가 주말개통 재개의 명분으로 삼았던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잡음이 생기면 알뜰폰에 조사를 통한 규제까지 내리겠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의 주말개통 재개로, 상승세에 있던 알뜰폰 시장이 고전할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알뜰폰 사업자는 인력과 유통망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 때문에 이통사 주말 영업 재개로 상대적으로 알뜰폰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실제 이통사들이 주말에 판매장려금 정책등을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마케팅 재원 자체가 부족한 알뜰폰은 가입자 이탈을 감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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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달 첫 주말개통 이후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해 제도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통업계에 이어 알뜰폰 업체들도 갑작스런 주말영업 재개로 불만이 가중되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않기 힘들 전망이다.

하창직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주말 전산개통 허용은 영세한 알뜰폰 사업자에게 치명적인 부담이 된다”면서 “시장 변화가 예상되는 정책을 추진할 때는 알뜰폰 사업자들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