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목숨 살리는 3D프린팅의 세계

인공장기 분야 혁신 기대

일반입력 :2015/01/23 11:33    수정: 2015/01/23 11:42

손경호 기자

3D프린팅 기술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어준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람의 신체 내 복잡한 형태의 구조물을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장기 분야는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

3D프린팅 기술은 벌써 여러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마이애미 아동병원이 3D프린팅 기술이 선천성 심장질환 중 하나인 '총 폐정맥 연결이상(TAPVC)'을 앓고 있었던 4살배기 여자아이의 생명을 살렸다. TAPVC는 정맥에서 흐르는 피가 심장 내 다른 부위로 흘러들어가면서 호흡곤란, 무기력증, 면역체계 약화 등을 초래한다.

상황은 심각했다 이 아이는 임시수술을 받았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길어봐야 살 수 있는 날이 몇 주가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장병 전문팀은 처음으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인공심장을 만들어 이식하는 수술을 단행해 성공했다.

아동 심장병 전문의인 낸시 도브로렌은 3D프린팅은 일반 수술로 해결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환경에서 고려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유사한 사례는 더 있다. 뉴욕 장로교가 운영하는 모건스탠리 아동 병원에서도 4살짜리 남자아이도 이러한 기술의 도움을 받아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아이들의 심장은 호두 정도 크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CT촬영 등 만으로는 수술계획을 정확히 잡기가 어렵다. 이 과정에서 3D프린팅을 통해 만든 모형 심장이 수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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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는 신경계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신경모세포종을 앓고 있었던 5살 남자아이 역시 3D프린팅의 도움으로 수술에 성공했다. 아이에게서 발생하는 심장질환에 대한 수술은 아주 작은 호두 크기의 심장을 다뤄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

신경모세포종 종양제거를 위해서는 아주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 종양을 제거하면서도 주위에 위치한 동맥을 잘못 건드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병원은 2번이나 수술을 했지만 종양을 제거하는데 실패했다. 수술팀은 카탈로니아 폴리텍 대학의 도움을 받아 3D프린팅 기술로 아이의 종양과 같은 모양을 한 구조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뒤 아이의 몸 속과 같은 모양을 추가 구조물로 제작한 뒤 모의수술을 거쳐 실제 수술도 성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