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 시장 초토화 되나…게임 업계 발칵

NHN엔터 ‘웹보드 게임’ 등급 취소 위기 - 게임위 '괘심죄'?

일반입력 :2014/11/07 16:10    수정: 2014/11/07 16:43

NHN엔터테인먼트의 웹보드 게임 ‘포커’ 뿐 아닌 ‘고포류’ 시리즈가 동시에 등급 취소 위기에 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해당 게임 시리즈를 등급 취소 예정으로 재분류했기 때문이다.

게임위 측이 그동안 웹보드 게임 규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던 NHN엔터테인먼트를 겨냥해 일종의 ‘괘심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위는 지난 6일 등급 재분류 심사를 통해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가 서비스하고 있는 ‘7포커’ ‘라스베가스 포커’ ‘맞포커’ ‘고스톱’ ‘신맞고’ 등 10종의 게임을 취소 예정으로 재분류했다. 게임물 등급 취소가 확정되면 게임 서비스를 중단해야한다. 게임물 등급 취소는 게임사에겐 일종의 사형선고와 같은 결정이다. 게임위가 NHN엔터테인먼트에게 일종의 사형 예비 선고를 한 판사인 셈.

게임위 측은 “취소 예정은 아직 취소 확정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7~10일 기간 이의신청 등 소명을 받고 등급 취소를 최종 확정할지, 아니면 기존처럼 등급을 유지할지 다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H엔터테인먼트, “적극 소명, 법 따져볼 것”

이 같은 결정에 대해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웹보드 게임 등급 취소 절차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또한 기존 법을 무시한 처사라면서 적극적인 소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종의 웹보드 게임 등급 취소 예정 통보를 받고 당혹스러웠다.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면서 “현재 게임위가 문제삼은 부분은 법 해석상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땡값 등이 문제가 된다면 수정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법 내용에도 없는 것에 대해 정부 기관이 임의로 가이드 라인을 만들고 무조건 지켜야한다고 강요하는 것이다.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보고 기다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2월 23일 새로 적용된 웹보드 게임 규제안에 맞춰 게임을 수정했고, 약 한달 뒤인 3월 11일 등급 유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정부가 기존처럼 게임을 서비스해도 된다고 판단했던 것.

하지만 반년도 안돼 게임위는 ‘땡값’ ‘10만원 이상 손실시 종료방법’ 등 웹보드 게임 규제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게임 재수정을 요구했고, 이를 지키지 않자 성남시(관할지방자치단체)를 통해 NHN엔터테인먼트 측에 경고처분을 받게 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선 오락가락하는 게임위와 상위 기관인 문체부 모두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 이 회사가 성남시가 내린 경고처분에 대해 ‘수원지법-경고처분 취소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고, 결국 경고처분 행정소송의 판단일까지 집행정지하라는 판결을 받은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도 게임위가 웹보드 게임을 대상으로 등급 취소 예정으로 재분류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NHM엔터테인먼트 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등급 취소 건은 문체부가 웹보드 게임 규제 관련 시행령을 어기면 경고(1차)-단계적 영업정지 처벌(5일-10일-1개월)을 하겠다는 절차와도 맞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 행정부가 특정 게임사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웹보드 게임 시장 초토화 우려

그렇다면 정부가 이같은 가혹한 행정 처분 절차를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NHN엔터테인먼트를 길들이기 위해 등급 취소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이 웹보드 게임규제와 관련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을 진행한 것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것. 업계에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당사자인 NHN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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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따라 국내 웹보드 게임사들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게임 시장의 역성장과 중국 자본의 국내 게임업체 잠식을 막기 위해 게임산업 진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분위기에 문체부와 게임위가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NHN엔터테인먼트의 웹보드 게임 등급 취소 움직임은 계속 지켜봐야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