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검열 논란, 독일 텔레그램 인기 폭발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톡 제치고 1위 - 메시지 암호화 큰 호응

일반입력 :2014/09/26 16:22    수정: 2014/09/26 17:03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유럽의 ‘카카오톡’ 으로 불리는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동안 하위권에 랭크되던 텔레그램이 카톡을 밀어내고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앱 순위 1위에 오르는가 하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검열논란에 따른 일시적인 미풍일지, 아니면 메신저 시장의 풍향을 바꿀 거세 폭풍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공간에는 ‘디지털 망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의 검열과 감시의 눈을 피할 수 있는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 모바일 가입자 수 3700만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톡의 대항마로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독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뜨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텔레그램은 지난 24일부터 현재까지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를 기록 중이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선 88위에 올라 있다. 구글 마켓 순위는 낮지만 이 마켓에서만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사용자들 평점도 4.1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별점을 준 이용자만 80만 명에 달한다.

구글 마켓의 텔레그램 사용자 평가란에도 수시로 달리는 댓글들로 뜨겁다.

“정부의 검열이 싫어서 대안을 찾았다”, “별 생각없이 한 카톡 대화가 언제 법원의 증거로 올라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등 검찰과 카카오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혹시나 자신의 대화 내용이 수시로 감시 받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앱 분석사이트 앱애니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인기는 검찰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자를 강력 처벌하겠다고 나선 이후부터 급 상승했다. 대검찰청 대책회의 다음날인 지난 19일 텔레그램의 순위가 소셜네트워킹 앱 부문 111위에서 20일에는 12위, 21일 8위로 뛰어오른 것.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텔레그램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 이유는 모든 메시지가 암호화 처리 될 뿐만 아니라 지정된 기간 이후 메시지가 자동삭제되고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외 서비스다 보니 우리 검찰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보안 기능이 뛰어나다는 판단에서다.

텔레그램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PC·태블릿·안드로이드·iOS 등 다양한 플랫폼과 OS를 지원한다. 와이파이 전용 태블릿에서도 인증번호 요청을 휴대폰으로 해 놓으면 태블릿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인터넷에서는 텔레그램을 한글화 하는 방법 등이 공유될 만큼 큰 반향을 얻고 있다.

국내 메신저 중에서는 시간을 설정해 메시지를 자동으로 사라지게 하는 ‘돈톡’이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펑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을 경우, 서버에 해당 내용이 ‘펑 메시지’로만 기록되고 이마저도 하루 만에 삭제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감시에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일반 메시지도 5일 후 서버에서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고 있는 카카오 측은 텔레그램의 인기로 카톡 사용자와 사용량 변화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텔레그램의 인기가 일시적으로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사용량이 줄거나 이탈자가 없다는 것.

사이버 검열 논란이 확산되자 검찰은 지난 25일 “카톡과 같은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검색하거나 수사할 계획은 없다”면서 “마치 카톡의 모든 대화를 실시간으로 보는 것처럼 얘기가 나오는 데 불가능한 일”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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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측 역시 “예전과 같이 검찰의 수사 의뢰가 정식 절차를 거쳐 들어온 경우에 한해 정보를 제공할 뿐, 네티즌들이 우려하는 사전 검열이나 감시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법당국과 카카오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혹시나 정부의 감시와 검열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때문에 당분간 '디지털 망명자'들은 한동안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