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영업정지 맞아? 보조금 한파 시장 썰렁

보조금 사라지니 번호이동 최악

일반입력 :2014/09/16 11:28    수정: 2014/09/16 14:10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휴대폰 유통가 분위기는 한 마디로 ‘썰렁’ 그 자체다.

과거 이동통신 3사 중 한 곳이 영업정지에 돌입하면 나머지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대와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이었던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휴대폰 유통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2월 번호이동 건수가 최고점을 찍은 이후 감수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통 3사의 월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2월 129만명을 정점으로, 3월 59만명, 4월 39만명, 5월 88만명, 6월 84만명, 7월 64만명, 8월 52만명 순으로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8월에는 알뜰폰 번호이동건수가 10만을 넘어서면서, 이통사 번호이동 건수를 위협할 정도였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침체로 인해 단말 교체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감소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소위 공짜폰을 만들 만한 보조금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 출시에 따른 대기수요와 단통법 이후 보조금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3사 모두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알뜰폰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통신요금 절감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단말기 유통시장 '꽁꽁'

유통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과거 2012년 4G LTE가 시작돼 2년 약정이 만료되는 가입자가 1천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더 특이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 약정이 만료되는 상당수의 가입자들이 휴대폰 교체나 번호이동을 주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추석 연휴 전후가 통신시장의 성수기라는 점과 일반적으로 단말 교체 수요가 1년6개월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소비심리 위축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영업정지에 돌입한 SK텔레콤의 직영점은 해당 기간 동안 워크숍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으며, 주말 동안 휴대폰 매장을 찾는 이들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대표적 유통가인 용산전자상가의 경우에도 중고폰을 취급하는 일부 판매점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을 뿐 문을 닫은 곳이 쉽게 눈에 띌 정도다.

용산의 한 중고폰 판매상은 “최근 새 휴대폰을 판매하는 판매점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나마 중고폰을 판매하는 곳들도 대부분의 손님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LG유플러스의 경우 일부 직영점들이 주말에도 오후 9시까지 영업을 이어가며 가입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정도다. ■ 갤노트4, 아이폰6 발표에 기지개?

삼성전자가 아이폰 출시에 앞서 전략폰인 갤럭시 알파를 출시했음에도 매장에는 이를 찾는 이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얼어붙은 보조금 탓에 74만8천원에 출시된 갤럭시 알파도 할부원금이 6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유통점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한 때 100만원에 달했던 보조금을 생각하며 선뜻 60만원에 이르는 할부원금을 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갖는다”며 “가족 결합할인이나 초고속인터넷 결합, 각종 제휴카드를 통한 할인방법을 내세워도 소비자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로 출시된 아이폰6도 국내에서 90~100만원대(16GB, 영국의 언락폰 출시 기준), 갤럭시노트4 역시 100만원 안팎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보조금 한파가 지속될 경우, 유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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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시행에 따라, 보조금 상한선이 현재 가이드라인인 27만원보다 약간 상향된 30만원대 초반에서 논의 중이지만, 이 수치도 소비자들의 기대심리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이 내놓는 인기 전략폰이 고가에 형성돼 있어 현재와 같은 보조금이라면 가입자를 끌어모으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 같은 상황과 단통법 실시로 인해 같은 기능에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소니나 화웨이, 샤오미와 같은 제품이 인기를 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