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걸린 MS 새 CEO 선정과정 뒷이야기

일반입력 :2014/02/09 08:14

당초 예상보다 선임 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고, 시간도 오래 걸린 탓인지 뒷말도 많은 것 같다.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MS) 새 사령탑을 맡았다는 발표 이후 뒷얘기들도 쏟아진다.

여기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창업자 중 한명인 빌 게이츠다. 나델라의 등장을 빌 게이츠의 귀환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말이 많을 수 밖에 없어 보이는 분위기다.

우선 그가 낙점된 결정적 이유가 빌게이츠의 ‘섭정’을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이사회는 MS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사람과 거대 IT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MS 전문가를 놓고 5개월 동안 고민했지만 이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만한 '한 사람'을 찾지 못했고 결국 ‘빌 게이츠’ 등판을 대안으로 내놓게 된다.

최종 후보자 중 게이츠와의 콤비를 수용한 인물이 나델라 뿐이었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군들은 빌 게이츠의 수렴청정을 부담스러워했다는 얘기다.

당초 차기 MS CEO로 거론됐던 포드의 앨런 멀러리 CEO 역시 스티브 발머와 회장인 빌 게이츠가 이사회에 남아 있는 것을 포함해 MS이사회의 파워를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CEO 선임 과정이 지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초 MS측은 2013년이 끝나기 전에 CEO를 선정하길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2월들어서야 적임자를 찾을 수 있었다.

MS가 공식적으로 CEO 선임 작업에 들어간 건 스티브 발머가 은퇴 의사를 밝히기 전인 2013년 1월로 거슬로 올라간다는 얘기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모바일 중심으로 IT시장이 개편되면서 MS 주가가 곤두박칠치던 시점이었다. 당시 MS 이사회는 발머 CEO에게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고, 결국 발머는 8월 1년안에 은퇴한다는 의사를 밝히게 된다.

이후 MS 이사회는 줄곧 새 MS수장에 적합한 인물을 물색해 왔다. MS 이사회는 100명 이상의 후보를 놓고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S 이사회는 변화와 안정을 모두 이끌 수장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12월들어서는 이사회 임원들도 새 CEO를 찾는 것에 지쳐갔다는 후문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언론들 사이에선 MS가 CEO를 못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19일(현지 시각) 리코드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빌 게이츠가 회사에서 보다 적극적인 영향을 맡을 것이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빌 게이츠가 전진배치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MS 이사회가 내린 최종 결론 역시 빌 게이츠와 사티아 나델라 콤비였다.

CEO인 나델라의 약점을 기술 고민인 빌 게이츠가 보완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소식통을 인용해 나델라가 충분히 게이츠의 영향력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며 그의 그늘에 가려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게이츠와 나델라가 트러블 없이 콤비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빌 게이츠는 발머가 은퇴를 발표한 직후에도 이름이 종종 거론됐다.

빌 게이츠는 일선에서도 물러난 뒤에도 MS 이사회에서 핵심적인 의사 결정권자로 있어왔고, 개인적으로는 친구이기도 한 스티브 발머의 지지자였다.

스티브 발머가 안팎에서 사임 압력에 시달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넷플릭스 CEO인 리드 해스팅스나 발머 집권기에 MS 가치가 덜어지는 것에 불만을 가진 월가 투자자들이 지난 몇년간 스티브 발머를 해임해야 한다고 했지만 빌 게이츠는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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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발머의 은퇴 발표 후 빌 게이츠가 막후에서 영향을 미친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사이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한편 나델라의 등장으로 14년간의 MS CEO 생활을 마무리한 발머는 CEO실에서 짐을 챙겨 나오면서 잠시 감상에 젖어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사회 멤버 자리는 계속 유지한다. 이사회에서 차기 CEO 임명을 이끈 존 톰슨은 새롭게 이사회 의장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