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수폰이 침수폰인가?…사실과 오해

미국에서도 안 바꿔줘…완전방수는 없어

일반입력 :2013/12/19 13:20    수정: 2013/12/19 17:31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 방수 스마트폰 ‘갤럭시S4 액티브’가 방수가 안 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항의 고객에게 제품을 교체해주는 정책이 미국에만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억울하다는 입장. 방수가 안 된다는 지적은 ‘방수’ 개념에 대한 오해, 사후서비스 차별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 논란의 사실 관계를 보면 이렇게 요약된다.

첫째, ‘갤럭시S4 액티브’는 ‘완전 방수’ 제품이 아니다. ‘완전 방수’ 스마트폰은 지구상에 없다. 국제기준에 의한 정확한 등급은 ‘IP67’로 1m 깊이에서 약 30분 방수 가능하다. 다른 방수 특화 스마트 기기들도 이와 비슷하다. 소니의 엑스페리아Z 태블릿은 방수 등급이 IP57이다. 역시 1m 깊이에서 30분 방수 가능하다고 소니는 설명했다.

이 같은 기능을 업계에서는 ‘생활 방수’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 만날 물 정도는 견딘다는 뜻이다. ‘완전 방수’로 오해하면 고장 위험이 따른다.

둘째, 그렇다고 삼성전자 잘못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방수 정도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고 소비자들은 말한다. ‘방수폰’이라고 광고했기에 ‘완전 방수’라고 충분히 믿을 수 있다.

물론, 설명서에 작은 글씨로 규정을 명시했지만 꼼꼼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기 어렵다. 방수 광고를 앞세운 마케팅만큼 정확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전달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셋째, 제품 하자 가능성을 배제 했을 때 침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m 깊이’, ‘30분 방수’ 등보다 더 혹한 상황에 제품을 놓았거나, 외부 충격에 의해 제품에 틈이 벌어진 경우다.

전자는 회사 측이 확인하기 사실상 불가능이다. ‘설명서 내용을 지켰다’는 소비자 말만 듣고 제품을 교체해주기는 부담스럽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소니, 모토로라 등도 마찬가지다. 후자는 고객 과실로 분류된다.

소니의 제품 설명서에는 “만약 커버 아래 등 제품 내부에 액체가 들어갈 경우 보증을 받을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한 관계자는 이 논란을 두고 “생활 방수 시계를 물에 장시간 담근 뒤 침수됐으니 교체해달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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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미국 소비자에게만 제품을 교체해줬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 주장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도 ‘생활 방수폰’이 침수되면 수리비 혹은 교체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방수 스마트폰 침수시 국내외 동일하게 무상보증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제품 사용설명서에 나온 기준과 방법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