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글래스 앱 개발, 지금 나서면 위험?

모호한 '구글 리더십' 도마위...관망 추세

일반입력 :2013/11/25 16:28    수정: 2013/11/25 17:37

구글이 스마트 글래스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생태계를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여 개발자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글이 최근 글래스개발도구(GDK) 시험판을 공개했지만, 개발자들에게 앱 개발, 배포 관련 정책이나 플랫폼의 발전 방향을 뚜렷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씨넷은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의 마지막 퍼즐로 GDK를 선보였지만 많은 개발자들은 구글 글래스에 대한 접근성과 그 플랫폼에 대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을 걱정한다며 이들은 글래스의 양산 시점에 제품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최종 결과물에 명확한 그림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글래스 제품화에 고심중이다. 지난 19일 내놓은 전용 앱개발 도구 GDK 프리뷰 버전은 기반 작업에 해당한다. GDK 공개 전까지 글래스 앱 개발자들은 제한된 기능만 쓸 수 있는 '미러API'를 써야 했다. 구글은 개발자들이 GDK를 통해 풍부한 기능을 활용하고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신규 앱을 선보이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구글 바람과는 달라 보인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구글은 처음 글래스를 공개할 때 이 기기를 기술 애호가들의 전유물에서 주류 시장 제품으로 만들어줄 여러 소비자 앱과 다양한 개발자 커뮤니티가 나오길 기대했지만 정작 (구글 글래스를)해커들의 왕국에서 일반 소비자 세계로 전환시켜야 할 시점에 하드웨어(HW) 접근 권한이 많아지는 걸 꺼리는 모습이다.

기술계 채용전문업체 길드의 수석과학자 비비안 밍은 구글은 글래스용 안면 인식 앱을 일부 과학연구용도에 한해 제한적으로 가능하게 했을 뿐이라며 개발자들이 안면 인식 기능을 쓰는 걸 장려하지 않거나,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또 글래스용 사진꾸미기 앱 '글래스타그램'을 만들다 중단한 개발자 위니 통은 실시간GPS를 사용해 주차된 차 위치를 기억해내는 앱을 만들었는데 글래스에선 사진에 붙는 지오태그 정보 갱신 시 10분씩 지연된다며 실시간 위치정보를 지원하는 GDK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들이 글래스 앱 개발에 참여하긴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도 그 생태계 육성에 부정적인 요소다. 구글의 오리지널 글래스 기기는 앱 개발자들을 위한 장비일 뿐, 대중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판매되진 않았다. 덕분에 그 앱을 만들어봤자 수익성을 갖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씨넷은 일반 소비자용 구글 글래스 기기가 내년쯤 출시돼 '크롬북'이나 안드로이드 '넥서스' 시리즈처럼 제조 파트너들에게 가이드라인 성격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대퍼비전' 설립자 겸 컴퓨터 해커인 브랜딘 화이트는 글래스 하드웨어는 모든 구성요소를 구현해 완전히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 반면 안드로이드에서 코드의 80%를 따온 글래스 SW는 장기적 안목, 기존 안드로이드 플랫폼 자산(legacy)을 고려해야 하니 (밑그림을 제시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지적했다.

화이트와 그의 파트너는 '웨어리버스닷컴'이라는 글래스 해킹정보 사이트를 만들었다. 여기서 글래스 해커와 소유자가 비공식 스크립트를 직접 기기에 설치하고 공유할 수 있다. 이곳은 구글이 이끌어갈 때까지 방치하지 않겠다는 개발자 커뮤니티의 인식과 의지를 방증한다.

이밖에 구글은 생태계에 참여할 개발자들에게 중대 변수가 될 앱 배포 방식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개발자들을 상대로 앱리뷰 프로세스를 시작한다고 알렸을 뿐이다. 회사는 제출받은 앱을 검토해 정식 배포 대상으로 등록해 준다. 등록되면 마이글래스라는 기기 관리 앱의 카탈로그를 통해 배포된다.

개발자들은 구글이 글래스용 앱을 마이글래스의 카탈로그 방식만 지원할지, 구글플레이 앱에서도 배포할 수 있게 할지 모른다. 마이글래스에서만 가능케 한다면 구글은 구글글래스 생태계를 삼성전자 갤럭시기어 앱처럼 통제할 계획이란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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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글래스용 트위터앱을 만들었던 트윌로의 개발자 에반젤리스트 조나단 고트프리드는 구글에게 남은 일은 실제 앱스토어를 만드는 것이고 개발자들은 더 나은 앱을 만들면 된다며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통합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엔가젯은 일부 개발자들에게만 허용됐던 미러API가 모든 개발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고 알렸다. GDK기반 앱은 오프라인으로 작동하지만 미러API를 사용한 앱은 '구글싱크'라는 인터넷 통신으로 구글 서버와 연결돼 돌아간다. 아직 구글이 GDK 앱의 급속한 확산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