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륜 녹인 모바일 RPG, 개봉박두"

일반입력 :2013/10/02 13:33    수정: 2013/10/02 13:36

남혜현 기자

연륜이냐, 패기냐. 20대 핏덩이(?)들이 모바일 벤처를 창업하는 요즘, 경험으로 뭉친 평균 연령 35.5세 게임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한게임이 퍼블리싱할 모바일 신작 '레기온'의 비공개 테스트를 며칠 앞두고, 이 게임을 개발한 서영조㉟ 대표를 서울 서초 드라이어드 본사에서 만났다.

드라이어드는 다음 모바일 게임 PD 출신 서 대표가 지난해 5월 혈혈단신 문을 연 신생 게임사로, 역시 다음 출신인 이정대 PD가 합류하며 골격을 갖췄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해 드라이어드의 문을 두드렸다. 잠기지 않은 사무실 문을 여니 10여명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카드배틀 역할수행게임(RPG)을 만드는 회사치곤, 개발자 수가 적어 보였다.

연륜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뽑았어요. 안 그랬으면 이 정도 인원으로 이런 고사양 게임을 개발할 순 없죠. 경험을 최우선으로 놓고 뽑다보니까 소수정예가 될 수 밖에 없죠.

'우리 수는 적어도, 다들 최고야'라는 듯,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서영조 대표가 말했다. 아트 디렉터 1명을 충원하면 드라이어드의 식구는 총 10명. 서대표는 자신들을 소수정예라 표현했다.

평균 연령이 35.5세가 된 것은, 서 대표의 '깐깐한' 안목 때문이다. 20대의 패기는 높이 사지만, 변수 많은 모바일 게임 개발엔 연륜과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드라이어드의 개발자 한 명 한 명은 다른 회사의 '팀'에 가까운 무게감을 내부에서 가진다.

이정대 PD가 지금 혼자 게임 기획을 맡고 있죠. 제가 붙여준 별명이 '기획팀'이에요. 혼자서 팀의 역할을 하는 거죠. 게임 사양만 생각하면 인력을 대폭 보강해야 하지만 무조건 사람이 많다고 효율이 날지 모르겠어요. 그게 가장 고민이에요.

잘하는 사람을 뽑아 집중 지원한다. 능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릴 순 있지만, 개인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서 대표도 안다. 그래서 농담을 섞어 막차 끊기기 전엔 퇴근을 장려한다라고 말한다. 게임 출시 때까지 파이팅을 놓지 말자는 의미에서, 수시로 농담하고 격려한다.

빡빡한 일정에도 사람들이 떠나지는 않는다. 그만큼, 드라이어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서 대표 본인도 잘나가는 변리사 출신이었다. IT 기업간 소송으로 변리사 몸값이 오른 지금도 서 대표는 내가 더 잘벌게 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한다. 구성원들을, 그리고 곧 출시될 '레기온'을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레기온은 한게임이 선정한 테스터들을 대상으로 곧 두 차례 비공개 테스트에 들어간다. 살짝 엿본 게임은 그래픽이나 시스템에 공을 들인 티가 역력했다. 연말 출시 된다면, 기획부터 개발까지 꼬박 1년 반이 걸린 대작인 셈이다.

모바일 게임은 타이밍이 중요하죠. 그런데 완성도를 놓치긴 싫었어요. 완벽하진 않은 게임으로 시장에 나갈 순 없죠. 두 번의 테스트로 이용자 피드백을 받아 완벽한 게임을 만들 거에요. 그래도 너무 늦지는 않게, 연내 출시를 목표로 다들 밤낮없이 일해요.

그러니까, 지금 모바일 게임 업계는 '실험 중'이다. 누가 성공할지, 무슨 게임이 뜰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방식의 경영이 먹힐지 역시 결과적으로 성공한 게임이 나와야 '그게 옳았구나' 증명해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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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서 대표는 신중하다. 중국 삼국지 게임들이나 카밤의 작품들을 보면서 어떤 전략적 요소가 이용자들에 재미를 주는지를 분석한다. 서 대표는 전략적 요소가 많은 대작일수록, 재미는 있지만 헛점도 생긴다라고 말했다.

곧 레기온이 세상에 나온다. 아마, 출시가 발표될 때는 서 대표가 이만한면 됐다라고 자신할 때일 것이다. 서글서글 웃으며 그가 말했다. 계속 하고 싶어하는, 생명력이 긴 게임을 만드는 중이에요. 역량을 최대로 투입 중이니, 정말 괜찮은 게임이 나오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