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 시장...텐센트 VS. 비텐센트

일반입력 :2013/08/19 10:58    수정: 2013/08/19 12:06

세계 게임 시장이 텐센트와 비텐센트로 나뉘고 있다. 텐센트가 풍부한 자금을 동원해 경쟁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 이어 모바일 시장을 발아래로 두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및 게임 회사인 텐센트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경쟁사의 지분 확보는 기본이고, 성공적인 모바일 게임 사업 진출을 위한 스마트폰 게임 플랫폼 및 하드웨어 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나섰다.

■텐센트, 카카오-국내 게임사 적극 투자

국내 시장서 뜨거운 감자는 텐센트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를 통해 텐센트가 카카오의 지분 13.8% 확보했기 때문이다 .

카카오는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 상태다. 텐센트가 카카오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은 게임 플랫폼 사업의 중요성을 예측한 선투자였지만, 결국 카카오톡을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에 나서기 위한 행보였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최근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이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또한 텐세트는 국내 신생 게임개발사인 NSE엔터테인먼트에 4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고 알려졌다. NSE엔터테인먼트가 발행한 40억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더불어 텐센트는 국내 벤처캐피탈사 캡스톤파트너스와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리로디드 스튜디오’ ‘탑픽’ 등 국내 7개 게임개발사 뿐 아니라 다수의 게임사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텐센트 자금, 세계 게임 시장 흡수

텐센트는 지난 2011년 2억3천100만 달러에 국내 1위 AOS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미국계 라이엇게임즈의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서 화제가 됐다.

또 최근 우회적으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텐센트의 자금이 유입된 ASAC II 그룹 컨소시엄이 세계 1위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최대주주(24.9%)로 올라선 것. 이는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모회사인 프랑스 미디어그룹 비방디유니버셜의 품을 떠나 독립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지난달 액티비전블리자드는 비방디 측에게 4억2천900만 주(58억3천만 달러)를 넘겨받았다. 바비 코틱 액티비전블리자드 대표와 ASAC II 그룹 컨소시엄 등이 1억7천200만주(23억4천만 달러)를 매입했다. 여기에 텐센트는 언리얼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스의 지분 40%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텐센트의 2명의 이사가 에픽게임스 이사회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텐센트는 세계 유명 게임 서비스사의 지분도 확보했다. 러시아 대표 IT업체인 메일닷루, 필리핀과 남미 1위 게임 퍼블리셔인 레벨업, 베트남 선두 게임업체인 VNG(구 비나게임), 대만 유력 게임 퍼블리셔인 가레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투자는 텐센트가 중국을 넘어서 세계 게임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좁게 느껴지는 텐센트다.

중국 1위 게임사 텐센트는 2012년 매출 439억 위안(약 7조9천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로, 온라인 게임 부문 매출만 229억 위안(약 4조1천600억 원)이다. 텐센트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25% 늘어난 123억 위안(약 2조2천억 원)이다.

■텐센트의 욕심은 어디까지...온라인 넘어 모바일

텐센트는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텐센트가 중국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에 전략적 우회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중국재경망에 따르면 샤오미는 텐센트가 지분 10%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 투자회사 DST(Digital Sky Technologies)를 통해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기업이다. 중국서 애플을 뛰어넘는 판매 성적을 달성해서다. 2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 성적을 보면 샤오미는 5%의 점유율로 6위를 차지했다. 반면 애플은 7위로 내려앉았다. 이 회사는 상반기 703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지난해 연 매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텐센트가 DST를 통해 샤오미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자사의 영상 게임 등의 콘텐츠를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담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일각은 텐센트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탑재할 것이란 내다봤다. 워챗은 카카오톡과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4억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며, 모바일 게임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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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텐센트가 세계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텐센트가 2~3년 안에 세계 게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되는 부분은 텐센트와 비텐센트 구도로 세계 게임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갑과 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텐센트가 세계 게임 시장의 지배사업자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