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과 결별해도 피해 미미"

일반입력 :2012/12/12 11:00

정현정 기자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크게 줄이더라도 삼성이 받을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사가 치열한 특허소송전을 전개하면서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징후가 수차례 제기된 가운데 나온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美 IT전문매체 BGR 등 외신은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크 뉴먼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최대 50% 줄인다고 가정했을 경우 삼성전자의 2014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최대 3%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조 물량을 내년 말부터 타이완 TSMC로 이전할 가능성이 여러차례 제기됐다. 현재 애플은 AP칩 수요량 전량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애플과의 결별에 대비해 최근 생산설비 투자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먼은 애플의 부품 수급 다변화 전략에 따른 삼성의 대응 방안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애플의 부품 수요가 줄어들 경우 삼성전자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우선 삼성전자가 애플에 100% 공급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설비 투자를 계속 하고 애플 역시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애플이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50%로 줄이게 되면 2014년에는 삼성전자의 일부 생산 설비가 유휴 설비로 전환될 수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역시 매출, 순이익, 설비투자(CAPEX)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삼성전자가 입는 타격의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먼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삼성전자가 입게 될 손실은 주당순이익이 3%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애플이 2014년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50%로 줄이더라도 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해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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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삼성전자가 애플의 수요 감소를 예측해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경우 2014년 가동률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반도체 웨이퍼는 공급부족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뉴먼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전략과 삼성에 투자 계획은 양사는 물론 반도체와 부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최근 삼성은 2014년 생산설비 유휴화라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