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홍콩전자전…한국 성적표는?

일반입력 :2012/10/13 18:06    수정: 2012/10/14 10:45

손경호 기자

<홍콩=손경호 기자>홍콩추계전자박람회가 13일부터 홍콩종합전시장에서 나흘 간 일정을 시작했다. 32회째를 맞은 이 박람회는 오디오 비주얼, 차량 탑재 제품 및 내비게이션, 전자게임, 컴퓨터 및 주변기기, 건강관리 전자제품, 가전제품 등을 소개하며 '전시' 자체보다도 '비즈니스'에 주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들의 고군분투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행사를 주최한 홍콩무역발전국에 따르면 3천9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5천300개의 전시부스가 마련됐다. 전자부품 박람회인 일렉트로닉아시아도 함께 개최된다. 한국의 경우 작년 전시회에서 107개 회사가 참여했으나 올해는 120개로 늘어났다. 규모면에서 중국(1천165개), 타이완(356)에는 한참 뒤지나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최측은 두 박람회를 통해 65개 나라 및 지역에서 9천300명 이상의 바이어들이 120개 이상의 비지니스를 성사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베스트바이(미국), 까르푸(프랑스), MGB메트로(독일), 오존.ru(러시아), 퓨처그룹(인도), PC홈(타이완) 등이 주요 바이어로 참가한다.

■전시회 구성 살펴보니

올해 추계전자박람회는 가방 및 케이스 존과 모바일 기기 및 관련 액세서리 존이 새롭게 구성됐다. 태블릿,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 등도 쇼케이스 행사를 가진다.

유명 브랜드 제품이 소개되는 명예의 전당 부스에는 알카텔, 비나톤, 코비, 모토로라, 필립스, 모토로라, 피에르가르뎅 등 440여개의 브랜드가 참여했다.

박람회는 또한 시장의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는 세션도 구성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홍콩전자산업서밋에서는 스마트기기용 애플리케이션이 소개되며, 이튿날 개최되는 바이어 포럼은 폴란드의 시장잠재력에 대한 설명회가 열린다. 이밖에 전자상거래(e-retailing) 전략, 스마트TV 디스플레이 기술, 전자제품을 위한 새로운 태양광 기술을 적용한 제품 등도 공개된다.

13일 시작하는 홍콩전자산업위원회 어워드에서는 눈에 띄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제품들이 선정되며, 수상자들은 15일 개별제품설명회를 갖는다.

분야별로 스마트기기는 전자박람회와 일렉트로닉아시아에 참가한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등의 제품을 주류를 이뤘다. 특히 커넥터, 터치패널, LED백라이트, 금속케이스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위한 주변 기기들이 많았다.

또한 지난 2012홍콩추계전자박람회에서부터 새롭게 꾸려진 스몰오더존(small order zone)은 기술력 좋은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량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 소개되는 제품만 1천여개에 달한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새롭게 신설된 '친환경전자스퀘어'에서는 디자인, 제조, 기능에서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글로벌시장 진출 국내 IT중기 성과와 도전과제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준비하는 중소기업들의 열기는 홍콩추계전자박람회 현장에서도 그대로 전해졌다. 일부 회사는 개막 전부터 바이어와 100만달러 수출 계약을 마쳤는가하면 다른 회사들도 고유의 아이디어,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에 한창이었다.

미국 바이어와 100만달러 수출계약을 마친 프리닉스(대표 노광호)는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한 포토프린터기기를 만드는 회사다. 현장에서 만난 장기선 프리닉스 상무는 이곳에서 새로 출시한 제품이 박람회에서 컨슈머일렉트릭 분야 5개 혁신제품에 올라있다며 최종 수상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2012'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직접 사진을 인쇄할 수 있는 '볼레포토 와이파이'를 공개했었다. 당시 미국 총판인 뷰포인트솔루션과 계약을 맺었던 이 회사는 최근 수출용 제품으로 파노라마 사진 출력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새롭게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캐논의 '스토리샷'에 이 제품의 기능이 추가됐다.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는 회사도 있다.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등의 구동칩(AP)을 만드는 회사인 코아로직(대표 서광벽)은 홍콩 현지 OEM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온용호 코아로직 상무는 한국에서는 핵심칩과 구동용 소프트웨어만 공급하면 나머지는 고객이 새로운 기능을 집어넣어 차별화했으나 중국이나 타이완 시장은 칩을 팔려면 아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아로직 부스에는 홍콩 제조 회사 직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현지 고객사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관련기사

중국 제품이 소품종 대량생산에는 강하나 맞춤형 소량 생산에는 약하다는 점을 공략하는 회사도 눈에 띈다. 설립 6년을 맞은 코리아TMT(대표 이상훈)는 유럽 시장을 무대로 휴대폰용 액세서리를 수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수출물량이 100만달러에 머물고 있으나 마진이 많이 남지않는 액세서리 제품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고객사의 로고를 넣을 수 있는 스마트폰 터치펜 겸용 화면 클리너다. 이상훈 대표는 한국 극세사의 품질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편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백화점 면세점과 독일 등 유럽에서 매출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시작단계이지만 중국 공산품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 전략을 가져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