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소니 스마트워치 "쓰면 쓸수록 진화하네"

일반입력 :2012/09/20 10:14    수정: 2012/09/20 11:16

봉성창 기자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거의 대부분 IT 및 가전 제품이 ‘스마트’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TV나 태블릿은 말할 것도 없고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심지어 밥솥까지도 스마트 기능을 내세울 정도다.

아직은 제조사들의 기대만큼 스마트 칭호를 제대로 부여받은 제품군은 별로 많지 않지만 그중에서 가장 대중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시계다.

이미 스마트 워치를 표방한 제품은 시중에 적잖게 나와 있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벤처기업 제품이 대다수지만 대기업들도 관심이 적잖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가 출시한 프라다폰과 연동되는 시계다.

이중에서도 가장 완성도와 범용성이 높은 제품으로 소니가 내놓은 스마트워치(모델명 NM2)가 꼽힌다. 비록 우리나라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적당한 가격과 안정적인 성능으로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쓸만한 희귀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니 스마트워치의 외관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팟나노 6세대와 많이 닮아있다. 본체는 클립형으로 손목밴드와 연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연결 부위가 플라스틱이어서 다소 불안해보이지만 실제로 장착해보면 밀착도가 높다. 손목에 차면 더욱 안정적이어서 억지로 힘을 줘서 빼지만 않으면 격렬한 운동 중에도 분실 위험은 없어 보인다.

기본 제공되는 고무밴드의 재질은 매우 부드럽다. 다만 밴드의 폭이 생각보다 넓어 여성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금속 재질의 클립받침대와 연결핀 2개를 별도로 제공해 시중에서 파는 일반 시계용 가죽 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소니 스마트워치는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이 없으면 시간조차 표시하지 못할 정도로 무용지물이다. 운영체제는 2.1 이클레어부터 지원 가능하며 이는 사실상 현존하는 모든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셈이다.

모든 연동은 블루투스 3.0을 통해 이뤄진다. 배터리는 작은 크기 치고 꽤 오래가는 편이다. 평균 사용시 2~3일은 거뜬하다. 다만 시계를 매일 충전하는 것 자체는 사실 꽤 귀찮은 편이다. 게다가 마이크로USB와 같은 범용 단자가 아닌 4핀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는 까닭에 분실이라도 하면 꽤 고달파질 것으로 보인다.

소니 스마트워치를 최초 구동하면 스마트폰과 페어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먼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미리 소니 라이브웨어 매니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놓는 것이 좋다. 이후 블루투스 설정으로 페어링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지난 5월에 출시된 직후 각종 버그가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업데이트로 대부분 해결됐다.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시계 화면과 기본 앱 화면을 볼 수 있는데 아무런 앱도 없다. 그도 그럴것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필요한 앱만 골라 설치할 수 있으며 그 앱의 종류가 대량 100종 이상이다. 동기화된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는 것 만으로 스마트워치에서 곧바로 사용 가능한 방식이다.

스마트워치 전용 앱을 살펴보면 전화 알림이나 문자 메시지 확인, 주소록과 같은 기본 전화 보조기능을 비롯해 트위터, 페이스북, 달력, 날씨, G메일, RSS피드, 음악재생, 슬라이드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실행해 본 결과 각종 메시지를 아주 간결하고도 보기 좋게 표시했다. 다만 국내서는 활성화는 커녕 출시도 되지 않은 이유로 카카오톡과 같은 국내 메신저 앱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앱은 GPS 및 구글맵과 연동해 자신의 현 위치를 알려주는 ‘GPS 맵’ 앱이다. 앱을 실행하면 구글 지도와 함께 현 위치를 정확히 표시해준다. 스마트워치에는 GPS 모듈도 구글맵도 장착돼 있지 않지만 스마트폰에서 모든 것을 계산해 해당 정보만을 표시해 주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각종 게임이나 계수기(숫자를 세어주는 기계), 위젯 등 다양한 앱을 플레이 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무료지만 일부 앱의 경우 유료로도 판매된다. 출시 직후 2% 부족하다는 혹평을 들은 소니 스마트워치가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소니 스마트워치는 아직까지 국내 출시되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한글을 지원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스마트폰 설정이 한글로 돼 있으면 시계도 자동으로 모든 메시지를 한글로 표시해주는 방식이다. 모든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당겨 오는 방식인 만큼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다만 화면 해상도나 품질은 다소 아쉽다. 동영상 재생은 불가능하며 사진도 형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해상도를 높이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보인다. 또한 터치 스크린을 제공하지만 화면이 워낙 좁아 복잡한 동작은 할 수 없다. 터치, 스크롤, 2점 터치 정도가 가능하며 사용하는데 있어 크게 불편함은 없다.

또한 소니 스마트워치는 이어폰과 연결해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는 3.5파이 스테레오 아웃 단자를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음악을 듣기위해서는 가방이나 주머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 본체에 이어폰을 연결하거나 혹은 블루투스 스테레오 이어폰을 이용해야 한다.

소니 스마트워치는 안드로이드OS 이용자에게는 한번 구입을 고려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특히 잦은 회의나 업무 특성상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 없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일본의 경우 업무 중이나 각종 공식석상에서 아예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 인기가 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다양한 앱의 지속적인 지원은 소니 스마트워치를 쓰면 쓸수록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준다. 아이폰을 지원하지 않는 부분에 있어 다소 시장 제약은 있지만 후속작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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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는 추세로 인해 주머니 대신 가방에 스마트폰을 넣고 다닌 이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 리뷰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 ‘익스펜시스 코리아’의 제품 도움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