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2]이건희 “日 힘 빠졌고 中 멀었다”

일반입력 :2012/01/15 11:00    수정: 2012/01/16 10:24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기자>“일본은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해서는 좀 안되겠지만 너무 앞선 나라였기 때문이 힘이 좀 빠져버린 것 같고, 중국은 젊은 나라지만 아직 한국을 쫒아오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2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이하 CES2012)에서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1시 50분경 CES2012 참관을 위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찾은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방문때와 마찬가지로 두 딸의 손을 잡고 전시장에 나타났다.

이 회장의 등장으로 취재진이 일시에 몰리자 외국 참관객들은 이를 보고 도대체 누가 온것이냐며 궁금증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후 ‘삼성의 체어맨’이라는 설명을 듣자 스마트폰을 들이대며 연신 사진을 찍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 회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CE담당 사장, 신종균 IM담당 사장 등에게 번갈아가며 전시 제품에 대해 보고 받았다. 특히 75인치 삼성 LED TV에 대해서는 색깔이 좋다며 칭찬을 하기도 했다.

먼저 삼성부스를 둘러본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몇 년, 십년 사이에 정신을 안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는 긴장감이 든다”며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고 우리가 앞서가는 것도 있지만 더 앞서가야겠다”고 말했다.

삼성 제품 가운데 시장을 선도할 만한 핵심적인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질문에 그는 TV와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당초 CES에서 사장단과 만나 향후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업의 기본이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지만 이제는 이 정도 가지고도 안되겠다”며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보고, 기술을 보다 완벽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자식에 대한 후계 경영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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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미국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비해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다소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투자는 기존대로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며 고용은 보다 질 높은 인재를 중심으로 젊은 사람을 적극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만 둘러보고 행사장을 떠났다. 당초 삼성전자 부스와 바로 인접한 중국TV업체 하이센스 부스를 들릴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취소됐다. 최지성 부회장은 “관람객과 취재진이 많아 미리 비디오를 만들어 경쟁사 주요 제품과 눈에 띄는 기술 등 참고자료를 촬영해 보고했다”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