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창업자, 개발자들에게 던진 메시지

일반입력 :2011/11/25 16:03    수정: 2011/11/25 16:22

정윤희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개발자와 소통에 나섰다. 직접 창업을 경험한 선배 개발자들은 자신의 경험담을 아낌없이 풀었고 개발자 커뮤니티들은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택경 다음 공동창업자(現 프라이머 대표)는 25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다음 ‘디브온 2011’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개발자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개발자분들에게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자금흐름 관리”라며 “살아남으려면 올해 매출이 어떻게 되고 비용이 어떻게 됐든, 당장 쌀독에 쌀이 떨어졌는지 끊임없이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택경 대표는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 김국현 웹툰 작가 겸 개발자와 함께 자신의 창업 경험을 소개하며 국내 개발자가 처한 환경에 대해서 짚어봤다.

이 대표는 다음을 처음 창업했을 당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용역개발을 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자금흐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한메일 트래픽이 잘 나왔지만 광고 집행 매출은 몇 개월 후에 들어오는 바람에 서버를 돌릴 비용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는 회상이다. 그나마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용역개발 시장도 여러 플레이어들이 들어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는 “98년도는 SI 용역개발이 확산되면서 맞춤복이 기성복보다 훨씬 싼 시장이 돼버려 참 힘들었다”며 “다음의 경우 독일 투자업체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급한 불을 껐지만 자금흐름 관리에 항상 신경써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학교 같은 과 선배인 이재웅 공동창업자와의 의기투합 과정과 故 박건희 공동창업자와의 다음커뮤니케이션 설립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1995년 다음을 창업하고 청담동에 사무실을 차렸는데 건물 2층에 오래된 추억의 장비, 데이콤 인터넷 전용회선 56K선으로 시작했다”며 “스티브 잡스가 워즈니악과 함께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했던 것에 비하면 운이 좋았던 셈”이라며 웃었다.

기획자와 개발자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택경 대표는 “개발자들이 의리가 강하다보니 실력이 떨어지는 기획자를 과감히 버리지 않고 가다가 함께 망하는 경우를 많다”며 “때문에 개발자가 창업할 경우 더더욱 기획자를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학규 대표는 일반 기업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는 요구에 의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회사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며 “개발자 나름의 목표, 만들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다음 전략이사는 컨버전스적 사고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제 개발자에게도 논리와 감성의 결합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단순히 하드웨어만, 혹은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신기술이 성공하려면 하드웨어 경쟁, 소프트웨어 표준화, 네트워크 스피드, 기술 상향평준화, 인터페이스(UI)나 사용자 경험(UX) 디자인 등을 거쳐야 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획자와 개발자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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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를 위한 정부, 기업, 국민 차원의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는 인터넷, 게임 산업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중소 SI 개발업체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달라는 지적이다.

이택경 대표는 “국민 차원에서는 소프트웨어는 무료라는 인식을 버리고 사회적으로는 기술과 개발을 천시하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며 “단순히 연봉을 올려달라는 것을 넘어 개발자들은 인정 받아야 하고, 인정받을 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