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침해"....HTC 비장의 카드는?

일반입력 :2011/07/19 15:42    수정: 2011/07/19 16:55

이재구 기자

대만의 HTC가 지난 주 미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애플특허 2건 침해’ 예비판결(initial ruling)을 받은 가운데 과연 어떤 ‘비장의 카드’로 난국을 타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넷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HTC가 이달 초 인수한 S3그래픽스의 특허군에 눈길을 돌렸다.

ITC행정판사의 예비판결은 아직까지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종판결까지 무사하게 갈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도 없다. 만일 ITC의 6인위원회가 이 예비판결을 받아 들인다면 HTC제품의 미국내 반입이 금지된다. HTC의 대응은 결국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회사들의 대응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HTC가 기대를 걸고 있는 비장의 특허는?

윈스턴 영 HT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TC 예비판결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은 “두 회사는 서로 접촉해야 한다”며 우리는 언제든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해 합의에 의한 분쟁해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정작 HTC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최근 인수한 S3그래픽스의 특허로 보인다.

ITC판사가 지난 주 HTC가 애플의 특허 2건을 침해했다는 예비판결을 내렸지만 이달 초 애플이 실리콘밸리 프리몬트시 소재 칩 메이커인 S3그래픽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리고 HTC는 바로 그 S3그래픽스를 인수했다.

씨넷은 포스특허 사이트 플로리안 밀러의 말을 인용, “HTC에 희망이 있다면 지난 달 6일 3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S3그래픽스에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길디아 판사는 애플이 S3 텍스처 압축(S3 Texture Compression, S3 TC)기술로 알려진 S3그래픽스의 이미지 압축 시스템과 방법에 관한 2가지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고 이것이 실마리다.

씨넷과 슬래시기어는 S3텍스처 압축(S3 Texture Compression, S3 TC)기술로 알려진 2개 특허가 ▲이미지포맷(미 특허6,683,978) ▲이미지압축방식및 시스템과 관련된 특허(미 특허 6,658,146) 등이라고 전했다.

S3그래픽스의 주요 특허 라이선스 고객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지난 1998년부터 다이렉트X 제품에, 현재는 윈도우 7에 S3그래픽스 기술을 라이선스 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소니,닌텐도 같은 다른 업체들도 자사의 게임콘솔 등에 이 기술을 라이선스해 실행해 오고 있다.

이 회사 CEO인 웽 박사는 “3S그래픽스가 그래픽 프로세서 칩과 기술을 설계해 온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0억 개가 넘는 컴퓨터, 게임 콘솔 및 모바일 기기에 S3텍스처 압축기술이 사용될 정도로 첨단 3D비디오 그래픽에 있어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씨넷은 투자자들이 처음에는 HTC회장 셰어 왕이 S3의 주주라는 사실을 알고 이 회사의 S3인수를 비난했지만 이들 특허가 애플소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경우 그 가치는 무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향후 두회사가 타협할 가능성은?

HTC의 휴대폰은 특히 이 회사 고유의 센스(Sense)라는 유저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데 이는 미국 이통사와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포스특허사이트의 플로리안 밀러는 특허합의는 예정된 수순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는 애플이 정말로 HTC의 모든 특허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한 HTC에 대해 금수를 강행할 것이고 이는 HTC는 물론 모든 안드로이드 진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ITC 판결이 알려지자 지난 해 3월 최초의 소장이 제출됐을 때의 성명으로 돌아갔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 ”우리는 경쟁이 건강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경쟁자들은 우리의 것을 도용하지 말고 그들 자신의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개월이 HTC에게는 격랑이 이는 달이 될 전망이다.

삼성,LG가 HTC의 경우가 된다면?

최근 ITC의 판정은 HTC로 대변되는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시범케이스 같은 특허공세다. 따라서 국내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이 똑같은 경우를 당했을 때 피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HTC의 경우 주말에 판결소식이 전해졌고 18일 증시는 즉각 민감하게 반응했다. 18일 HTC의 주가는 4% 하락해 지난 6개월 이내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블룸버그는 HTC가 애플과의 특허전쟁에 대비해 3억달러를 주고 실리콘밸리의 프리몬트 소재 S3그래픽스라는 그래픽칩 회사를 인수하자 씨티그룹은 HTC의 주식투자등급을 더 내렸다고 전했다. 이후 HTC의 주식은 3주 이내에 최악의 주가를 기록했었다.

시티그룹은 HTC가 S3그래픽스 인수를 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S3주식의 일부는 HTC여자회장 체어 왕이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올해와 내년도 스마트폰 수요감소와 시장경쟁을 감안해 HTC의 스마트폰 성장세를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후 나온 ITC판정은 결과적으로 대만증시에서 HTC가 3S그래픽스를 인수한 것보다주가에 더 나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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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는 화이트레이블 스마트폰업체로 시작해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으로 스마트폰시장에 등장, 최근 몇 년새 급부상한 만큼 특허대비책은 삼성,LG등에 비해 약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특허풀, 특히 삼성은 IBM과 함께 세계 톱클래스에 포함돼 HTC보다 훨씬 더 안정돼 있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