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클라우드, 윈도XP 빼고 디지털 중심?

일반입력 :2011/06/10 09:50    수정: 2011/06/10 17:59

애플은 모바일, PC를 아우르는 '디지털허브'를 자처한 자사 서비스에서 PC 운영체제(OS) 점유율 비중이 높은 윈도XP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이 차기 OS 보급에 촉매가 될지 또는 서비스 확산에 장애가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7일 애플은 최근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자체 클라우드서비스 '아이클라우드'를 소개하며, 그간 PC가 맡아온 디지털화된 일상의 중심 역할을 가져오겠다고 선언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단말기 사용자가 구입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내역을 한눈에 보고 관리하거나 일정, 주소록, 메일 관리 데이터를 PC 등과 연동시켜 준다. 사용자들은 아이폰, 아이패드에 iOS5 이상 버전을 탑재하고 매킨토시(이하 '맥') OS X 라이언 버전을 설치한 환경에서 이를 쓸 수 있다.

당시 애플은 윈도 기반 PC 사용자들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아웃룩 2010 또는 2007 버전을 통해 주소록과 일정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는 윈도7 또는 비스타 사용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다. 윈도XP 환경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온라인 IT미디어 더레지스터의 가빈 클라크는 이를 꼬집어 애플판 클라우드에 접속하기 위한 PC 환경으로 윈도7과 비스타를 요구하는 것은 즉 (윈도XP를 쓰는) 거의 절반 가까운 PC 사용자들이 아이클라우드를 쓸 수 없다는 얘기라며 자사 서비스 '말석'에 윈도XP를 두는 회사는 MS뿐이 아니었다고 묘사했다.

실제로 온라인 조사업체 넷애플리케이션스는 지난달말 기준으로 윈도XP가 여전히 전세계 OS 점유율 1위(52.41%)를 차지한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윈도7은 2위(25.89%)고 비스타는 3위(9.93%)지만 이를 합쳐도 윈도XP에 비해 밀린다.

MS가 윈도XP 사용자를 홀대한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최신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9 버전을 그들에게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E9가 본격 지원하는 차세대 웹표준 기술 'HTML5'는 MS가 중점 추진중인 N스크린 전략에서 사용자 경험(UX)을 아우르는 주요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IE9를 설치할 수 있는 윈도7이나 비스타로 OS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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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윈도XP용 IE9를 제공치 않는 이유는 그래픽 표현을 위한 OS 수준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가 미흡한 기술적 배경과 신제품인 윈도7 보급에 속도를 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차기 윈도 보급에 탄력을 더하하는 대신 기존 윈도XP 사용자들이 대체 브라우저를 찾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애플이 윈도XP를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결정이 윈도7과 비스타 또는 차기 맥OS 라이언 판매를 촉진할 것인지 아니면 애플판 클라우드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