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국내RIA 시장에 존재감 없는 이유

일반입력 :2011/06/02 10:27

지난달말 오라클은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플랫폼 '자바FX' 2.0 베타 버전을 새로 내놨지만 국내 업계 반응은 차갑다. 우리나라 RIA 시장에서 주류는 어도비 '플래시'고 일부 예외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실버라이트'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RIA 컴포넌트 업체 리아모어소프트의 문기헌 이사는 지난 1일 오라클 자바FX는 지난해 오라클이 발표한 이래로 국내 고객사 가운데 관련 문의를 해온 경우가 전무했다며 국내 RIA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바FX 2.0 베타 버전이 나왔거나 말거나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문 이사에 따르면 국내 RIA업계서 요구되는 기술은 주로 어도비 플래시다. 적게나마 MS 실버라이트를 쓰려는 고객사도 있었으나 이제 찾기 어렵다.

■1등 어도비, 2등 MS, 3등 오라클?

RIA 솔루션을 실버라이트로 도입하는 경우는 주로 MS 제품 사용 비중이 높은 한국MS 파트너사들로 추정된다. RIA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MS가 실버라이트를 몇년간 활성화시키려 애써왔지만 시장 상황을 뒤집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 이사는 당장 자바FX에 대한 주목도가 낮더라도 오라클같은 거대 기업이 역점을 두고 사업화할 경우 쉽게 사장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이 국내서 자바FX를 얼마나 밀어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여태 자바FX가 실버라이트만큼도 활성화되지 못한 배경에는 기술적인 도입 부담도 있었다.

■자바FX, 왜 못 뜨나

RIA 전문업체 투비소프트의 이우철 XP설계엔진 그룹장은 자바FX가 국내서 존재감이 없거나 도입시 부담을 느끼게 하는 이유로 기업 사용자 환경처럼 대규모 배포, 관리를 요하는 현장에 불리한 특성과 무겁고 느리다는 선입견을 극복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이 그룹장은 자바FX를 쓰려면 사용자가 자바 런타임 환경(JRE)을 설치해야 하는데 버전간 통합이 안돼 여러번 깔아야 할 경우도 생긴다며 또 얼마간 성능 개선이 됐으나 자바는 무겁고 느리다는 인상을 뒤집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데스크톱RIA=플래시', 모바일은?

한편 플래시와 실버라이트 역시 데스크톱 시장에서만 일정한 지분을 잡고 있을 뿐, 모바일에선 얘기가 또 다르다. 최근 기업들도 업무에 모바일 기기를 도입하는 추세가 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RIA 기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투비소프트는 모바일에서 독자적인 멀티플랫폼용 RIA 솔루션 '엑스플랫폼'으로 대응하고 있다. 엑스플랫폼은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는 런타임SW를 제공하며 클라이언트없이 브라우저에서 쓸 수 있는 에이잭스 버전이나 기업용 위젯 버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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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모어소프트의 문기헌 이사는 실버라이트는 물론이고 어도비 플래시도 데스크톱RIA에서만 강세이며 모바일 쪽에는 HTML5 웹기술로 구현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리아모어소프트도 데스크톱 시장에서 어도비 플래시 기반 RIA컴포넌트를 주로 만들어왔는데 올하반기부터는 HTML5 기반 모바일용 솔루션도 공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MS 본사에서도 최근 멀티플랫폼을 위한 기술로 HTML5를 강조하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윈도폰과 X박스 등을 위한 주요 개발 기술로 실버라이트를 지목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집중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