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도입 후, 활용 시나리오는?

[창간 특집]IT산업계의 지상명령 클라우드 총 점검⑤

일반입력 :2011/05/26 08:46    수정: 2011/05/26 08:58

김효정, 임민철 기자

기업들이 여러 도전과제를 해소하고 클라우드를 도입할 경우 이룰 수 있다고 기대되는 활용방안에는 아직 정답이 없어 보인다. 클라우드가 기업 규모에 상관 없이 모든 사용자들에게 알맞은 자원과 성능을 적정한 비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시점까지 ‘구호’에 머무르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직 성공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사례도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도입 후 실제로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게된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등 현업 측면의 개선 결과를 점치기에는 이르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클라우드는 기술이라기보다 서비스 모델 관점으로 정의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목적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빌드 테스트를 할 것인지, 프로덕션 서비스를 할 것인지, 데이터베이스(DB)에 올릴 것인지 등을 먼저 고민할 것이다. 또는 시스템 단위로 ‘영업’, ‘관리’, ‘인사’ 시스템 등을 이전하려고 계획하기도 한다. 아직 업계 의견은 분분한 가운데, 도입 시나리오를 그리려는 기업들에게 우선 상황판단과 목적의식을 갖추라는 충고가 나온다.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의 오경 SE 팀장은 “클라우드는 비즈니스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이전 대상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시스템을 왜 옮길 것이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상황판단’이 기술적인 요건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 효율과 성능을 낼 수 있는 결과를 얻고자 할 때 방법이야 여러가지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목표가 기술적인 방법에 대한 고민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용량 데이터 분석·저장 등에 폭넓게 활용

다만 도입 이후 활용 시나리오를 위한 지침 정도는 몇 가지 짚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클라우드 도입을 적절히 마쳤다는 가정아래 활용 가능한 사례들을 살펴보기 위해 클라우드 관련 솔루션 업체들의 의견을 구했다.

한국오라클 김봉환 부장은 “데이터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면서 이들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야 하는 비즈니스 요구 사항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서비스는 클라우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서비스의 사례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이는 일종의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가리킨다. 이밖에도 오라클은 데이터 저장과 가공을 위한 서비스 전반에 클라우드가 유용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 부장은 “정보 저장 관련 서비스를 주로 사용한다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데이터가 늘고 백업도 많이 요구된다”며 “연관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중복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백업 서비스를 받도록 함으로써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가상화와 클러스터 기술을 적용한 데이터베이스(DB) 처리 어플라이언스를 내놓고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 저장, 축적, 재가공을 위한 성능과 보안 기술을 지원해 왔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이밖에 ‘항공사와 여행사’처럼 외부 고객사들과 잦은 협업을 요구하는 기업간에 애플리케이션 매시업 등을 이용하기 위해 ‘공통 인증 플랫폼’ 등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이 고객 서비스를 극대화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대형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들은 인프라의 ‘지능화’를 주요 목표로 꼽는다. 오라클뿐 아니라 IBM이나 테라데이타, SAP 등 비즈니스 분석이 전 산업분야에 걸쳐 중요 기술로 강조되는 추세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김 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가치 있는 정보를 추려내고 새로운 통찰을 얻어낼 수록 더 높은 이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어떤 서비스든 분석을 통한 지능화 서비스는 프라이빗, 퍼블릭 클라우드가 공통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사용자 지원 기술로 확산될 것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상용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가상화 플랫폼이 대규모 사용자를 지원하는 기술로 확산될 가능성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점치기도 한다.

한국MS 개발자플랫폼사업부(DPE)에서 클라우드를 담당하는 김재우 부장은 “벤처들이 사업 초기부터 합리적인 과금체계나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 기존 서비스와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로 구축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페이스북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대규모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상시 서비스를 지속해야하는 소셜네트워크 게임(SNG)이 클라우드를 요구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해외 진출을 꾀하는 국내 사업자들의 경우 신속한 서비스 개시와 유연한 성능 확장이 유용한 장점으로 부각된다. 이미 MS는 월간 사용량을 일정하게 제한하고 외부 개발자들이 비즈니스용 애플리케이션을 자사 클라우드에 얹어 제공케하는 서비스 모델을 운영중이다.

기존에는 현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원을 조달하거나 호스팅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선 중요 시스템에 도입해 활용

국내로 시선을 돌릴 경우 아직 클라우드 환경에 올라가는 애플리케이션이 적다. 업계 관계자 말을 빌리면 올라가는 것은 대부분 윈도 기반의 ‘잡다한’ 업무들이다. 그래서 국내선 ‘과연 그럴까’ 싶지만 외국에선 중요 시스템에도 올려 도입한 사례가 적잖다.

이효 VM웨어코리아 기술이사는 “해외서는 클라우드가 이미 주요 트렌드로 각 기업들이 적극 도입을 검토중”이라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SAP 본사를 거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AP 본사는 자사 솔루션 사용자들에게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라이선스 서브스크립션 정책을 제공한다. 스스로도 등 기간시스템을 x86 가상화 인프라에 기반한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축,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는 “기업들은 탄력적인 워크로드와 최소한의 투자로 가장 효율적인 컴퓨팅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검토한다”며 “ERP나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업체가 서버 가상화를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어 서비스 탄력성을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x86은 국내서도 클라우드 확산에 유리한 플랫폼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아직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이전해야 할 대상으로 고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김태전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프리세일즈 담당 이사는 “클라우드에 인프라를 이전하기 좋은 순서는 대부분 업무(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보다는 인프라 단위로 쪼갠다”며 “유닉스나 메인프레임도 가상화를 말하지만 아직 x86기반 가상화가 많아 x86 윈도에 올릴 수 있는 것들 위주로 먼저 진행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x86 기반 리눅스나 윈도 기반 솔루션들을 먼저 옮기고, 유닉스 기반 업무들 가운데 현업 비중이나 중단시 덜 치명적인 것부터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기간시스템에 흔히 쓰이는 오라클 인프라는 잘 건드리지 않고, 소위 말하는 ‘계정계’도 시스템도 놔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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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는 “(해외는) 리눅스로 바꾸면서 가상화를 구축키도 하는데 아직 국내 기업들은 유닉스 영역을 전환하기에 유보적인 입장”이라며 “유닉스를 가상화하려면 플랫폼 업체가 제공하는 가상화 기능을 써야 하는데 리소스 할당을 자동화하는 부분이 x86보다 대중화되지 않은 등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유닉스에서 x86 리눅스로 올라가는 상황이 국내서 제법 늘었기 때문에 내년부터 가상화 쪽으로 관심이 더욱 기울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