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초대형 M&A설 '솔솔'

일반입력 :2011/04/22 06:48    수정: 2011/04/22 13:41

통신장비업계에 인수합병(M&A)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지멘스 지분매각설과 알카텔루슨트 엔터프라이즈사업부 매각설이다.

M&A 전쟁의 참가선수 면면도 가볍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HP), 삼성전자 등이 인수자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루머 단계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실제 M&A 성사 시 IT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노키아지멘스, 삼성·알카텔루슨트가 인수?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가 주식 51%를 매각할 것이라 보도했다. 매각 규모는 20억달러 내외가 될 전망이다.

NSN은 2007년 노키아와 지멘스가 북미 통신시장 공략을 위해 공동출자해 세운 합작사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수시로 매각루머가 돌았다. 노키아지멘스의 북미시장 매출 비중은 6%로 경쟁사 알카텔루슨트 매출 36% 에 한참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지멘스를 노려왔던 사모펀드가 지분매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고어스 그룹, KKR, TPG 앤 블랙스톤 그룹 등의 사모펀드가 노키아지멘스와 작년 여름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키아지멘스는 10억달러 규모의 지분 30%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려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사모펀드 외에 삼성전자와 알카텔루슨트가 노키아지멘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티모 이하무오틸라 노키아지멘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분매각과 경쟁사로의 매각의 가능성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알카텔루슨트,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각?

노키아지멘스 인수전에 관심을 보인다던 알카텔루슨트도 M&A매물로 거론됐다. WSJ는 NSN보도 다음날 알카텔루슨트가 엔터프라이즈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잠정적인 매각 규모는 15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WSJ에 따르면, 알카텔루슨트는 프랑코 아메리칸이란 회사를 통해 조언자를 고용했고,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가치 평가를 시작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HP), 에릭슨 등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알카텔루슨트는 핵심사업인 유무선통신장비와 함께 IP텔레포니 등의 UC솔루션, 기업용 네트워크 스위치 등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진행해왔다. 자회사 제네시스를 합병하면서 확보한 콜센터 CRM 솔루션도 보유했다.

이 회사의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회사 전체 매출 비중은 낮은 편이다. 알카텔루슨트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의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카텔루슨트 측은 이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알카텔루슨트가 2000년 엔터프라이즈 사업 일부를 어바이어에게 매각한 전례를 가졌다는 점은 신빙성을 더한다.

■가능성은 반반, 현실되면 지각변동 예고

노키아지멘스와 알카텔루슨트에 대한 M&A설은 아직 물음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 일대를 떠도는 각종 루머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지멘스와 알카텔루슨트의 매각에 대한 루머는 이미 수년째 있어왔다라며 M&A 루머는 실제 계약직전이 아니면 실체를 확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체는 제쳐두고라도 노키아지멘스와 알카텔루슨트가 매물로 거론된다는 점은 큰 상징성을 갖는다.

일단 노키아지멘스의 경우 최근 국내에서 이동통신사들의 롱텀에볼루션(LTE)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국내에 스마트랩을 설치해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약속까지 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노키아지멘스에 관심을 가진 회사로 언급된 삼성전자는 이통사의 또다른 LTE 공급업체다. 삼성전자는 LTE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키아지멘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삼성이 통신장비 분야에서 국내 외에 미미한 실적을 이어왔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알카텔루슨트는 국내 LTE장비 공급경쟁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SK텔레콤은 고배를 마셨고 LG유플러스는 사업제안서(RFP)를 제출하지 않았다. 노키아지멘스를 인수하면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를 얻는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알카텔루슨트가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매각한다는 보도의 경우, 이 회사가 기업시장보다 통신장비시장에 집중할 것이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무리한 확장으로 파산하고 말았던 노텔의 전례를 밟지 않고, 핵심영역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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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회사의 엔터프라이즈 포트폴리오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제네시스의 CRM은 업계 선두권이다. IP폰과 UC솔루션도 유무선 전 분야에 걸쳐 폭넓게 갖춰져 있다. UC를 강화하고 싶어하는 MS나, SW에 목마른 HP가 군침을 흘릴 만하다. 여기에 기업용 통신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노키아지멘스 M&A가 성사될 경우 통신장비 시장은 에릭슨-알카텔루슨트-화웨이 등 3강구도로 재편되거나, 삼성전자가 부상하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 알카텔루슨트 M&A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판도 변화를 가져올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