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태블릿, 우린 애플과 달라"

일반입력 :2010/12/22 17:05    수정: 2010/12/23 13:45

남혜현 기자

애플 등 해외 브랜드들이 초기에 한국서 고전한 것은 국내 사업자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델 코리아는 모바일 사업을 시작하며 국내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어요. 한국 모바일 시장 진출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끝난 것이지요.

델코리아는 22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12.7cm(5인치) '스트릭'과 10.4cm(4.1인치) 크기의 '베뉴' 등 스마트폰 신작 2종을 공개했다. 특히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결합한 스트릭으로 국내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안 채프먼 뱅크스 델 아태지역 모바일 사업 총괄 부사장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시장에는 삼성이나 LG 등 강력한 경쟁기업이 많다면서 그러나 5인치 태블릿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만큼 기대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인치 태블릿은 새로운 사용자경험 가져올 것

5인치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인터넷 검색에 최적화된 가장 작은 사이즈입니다. 이보다 화면이 작으면 풀 브라우징이 힘들고, 더 크면 휴대성이 떨어지죠. 스트릭에는 비디오와 음악 감상, 페이스북, 내비게이션 등 태블릿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이 지원되요. 여기에 음성통화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태블릿폰'입니다.

채프먼 뱅크스 부사장은 5인치 태블릿폰의 경쟁력으로 모바일과 PC기능의 결합을 꼽는다. 델이 PC기반 회사이니 만큼 컴퓨팅 기능을 태블릿에서 완벽하게 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에게 델의 태블릿은 아직 낯설다. 이미 애플과 삼성전자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을 시장에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섰다.

그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모두 훌륭한 제품이라면서도 5인치보다 화면이 커지면 휴대성이 떨어지고, 10인치의 경우 (크기와 무게 때문에) 한군데 놓고 사용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우회적으로 5인치 이상 태블릿 제품의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고 델이 5인치 태블릿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델은 내년 CES에서 지금보다 화면크기가 커진 태블릿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델 스마트폰과 PC에서 동일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할 '스테이지 UI 2.0'도 공개한다. 상용화되면 소비자들은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PC에서 보던 동영상의 나머지 부분을 이동 중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델도 '끊김없는 모바일 환경'을 전면으로 앞세우겠단 이야기다.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효율성을 앞세웠던 델의 기업문화와는 또 다른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델 컴퓨터는 기업용'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감도 묻어났다.

그는 인도나 중국, 베트남 같은 시장에서 25세 미만 젊은이들에게 델은 애플처럼 '와우 브랜드'로 통한다며 다만 경쟁자가 많은 한국에서 '와우'라는 반응을 이끌어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시킬 제품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스트릭이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반 자체 앱스토어 내놓을 것

엔터프라이즈 제품군으로 잘 알려진만큼 스트릭으로 기업 태블릿 시장을 노크하겠다고 언급했다. 국내서는 보험이나 화장품, 정수기 등 특정 품목에서 방문판매가 커다란 유통채널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고객 접촉이 많은 직업에서 스트릭이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채프먼 뱅크스 부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서 스트릭을 활용하는 사례로 아시아의 한 항공사를 들었다. 그는 이전에는 항공기 탑승객들이 원하는 음식물을 종이에 적었다면 이제는 항공사 측에서 승무원들에게 태블릿을 지급하고, 거기에 저장된 승객의 정보에 따라 알맞은 음식물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프먼 뱅크스 부사장은 향후 델 자체 앱스토어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다만 애플이나 구글과 비슷한 앱스토어는 아니다. 시장에 많은 비슷비슷한 앱스토어보다는 델이 잘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기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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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마켓 플레이스가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콘텐츠나 앱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부문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화되면 델만의 차별화된 모델이 개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델이 발표한 신제품들은 24일부터 공식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