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0]소셜네트워크 전쟁 개막, 승자는?

일반입력 :2010/12/23 10:12    수정: 2010/12/23 12:24

정윤희 기자

올 한 해 인터넷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소셜’로 요약된다. 포털사이트 서비스, 게임, 인터넷쇼핑 등 어디든 ‘소셜’이 붙지 않은 곳이 없다. 불과 일 년 사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인터넷 시장을 주도하는 패러다임으로 변모했다.

눈여겨볼 점은 ‘물 건너 온’ 서비스들이 국내의 소셜 열풍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포털 3사가 야심찬 서비스를 내놨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성장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외산 SNS의 한국 진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국내 SNS 시장의 패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관전 포인트다.

■트위터-페이스북의 공습…‘숨을 곳 없다’

SNS의 양대산맥 트위터, 페이스북은 국내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현재 국내 트위터와 페이스북 가입자는 각각 200만명을 돌파했으며, 국내 서비스들도 트위터, 페이스북 연동은 필수다.

트위터는 스마트폰의 확산에 힘입어 모바일 접속이 용이해지면서 가입자가 무서운 기세로 늘어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트위터 순방문자수는 738만8천631명, 페이지뷰 1억9천310만건, 평균 체류시간 18.1분을 기록했다. 싸이월드를 제외한 국산 SNS의 기록을 크게 따돌렸다.

특히, 연예인, 정치인, 기업인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들의 트위터 사용이 늘면서 점차 사회적 소통의 장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이제 트위터가 단순 정보 공유의 장을 넘어 여론 형성, 의제 설정 기능까지 갖춰가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마찬가지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페이스북 방문자(571만명)는 트위터(379만명)를 넘어서며 폭발적인 성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개봉으로 일반인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페이스북 통계 사이트 페이스베이커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가입자는 211만명으로, 지난 6개월간 50% 이상 증가하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사이트 방문자수도 크게 늘었다. 코리안클릭은 지난달 페이스북 순방문자수 667만8천457명, 페이지뷰 5억5천121만건, 평균 체류시간 37.3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한국 법인까지 설립하고 대대적인 국내 시장 공략을 예고한 상태다. 아직 정식 업무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이용자 끌어들이기에 주력 중이다.

■토종 SNS, 대규모 반격…‘뒷심 부족’

이에 대해, 포털사업자는 자체적으로 내놓은 싸이월드, 미투데이 등 소셜서비스를 기존 서비스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시장 수성에 나섰다. 단기적으로는 외산SNS로의 이용자 이탈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소셜 허브’ 역할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SNS의 ‘원조’ 격인 싸이월드는 지난 9월 C로그를 내놓으며 변신을 꾀했다. C로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다. 페이스북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사용자환경(UI)가 훨씬 아기자기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등장하는 SNS들이 이용자 확보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싸이월드 2천500만명, 네이트온 3천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용자의 초기 인맥 형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페이스북 등 다른 SNS와 상당히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획기적인 요소가 없다는 점이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NHN은 미투데이, 네이버미, 네이버톡으로 대표되는 소셜서비스로 무장했다. 현재 NHN의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 미투데이의 이용자수는 400만에 육박한다.

지난 15일 개인화 소셜홈 ‘네이버미’의 공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네이버미는 개인화웹서비스와 SNS가 결합된 형태로 블로그, 카페, 미투데이 등에 올라온 소식을 한 눈에 확인 가능하다. 또, 뉴스, 메일, N드라이브 등 기존 네이버에서 제공하던 콘텐츠들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통합커뮤니케이터(UC)를 표방한 네이버톡은 메신저 서비스다. 웹, 데스크톱, 모바일의 세가지 버전으로 나와 이용자가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했다. 아직 서비스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2% 부족한 것은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다.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서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기존 웹에서의 확고부동한 점유율을 SNS, 모바일 시장에서 이어가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SK컴즈와 NHN은 각각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기준, 네이트 앱스토어는 누적매출 약 23억원, 네이버 소셜앱스는 약 1억원을 기록 중이다.

다음의 경우 마이크로블로그 요즘과 블로그 연동, 위치기반 SNS 플레이스를 내세웠다. 아직까지 이용자수 측면에서는 다른 SNS보다 떨어지지만,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모양새다.

다음 블로그 이용자는 ‘가져오기’ 기능으로 자신이 요즘 및 트위터에서 작성한 글들을 날짜 단위로 정리해 블로그에 포스팅 가능하다. 기존 서비스의 마이크로블로그 연동과 달리 본인의 글뿐만 아니라 그 글에 대한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글, 멘션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토종 SNS 현재까진 판정패, 내년은?

올 한 해 동안 토종 SNS들은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SNS 열풍에 이것저것 서비스를 내놨지만 따라가기에 급급했다는 평이다. 과거에는 구글, 야후, 마이스페이스 등 해외 유명 서비스들이 유독 국내서만 맥을 못 추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SNS들은 트위터, 페이스북류의 서비스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데다, API 공개가 늦는 등 ‘폐쇄성’의 한계를 여러 차례 지적받았다.

그렇다고 외산 SNS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외산 SNS의 경우 국내법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페이스북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개인정보 보호 수준 개선을 요구받았다.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상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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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한국 법인 설립 후에는 제한적 본인확인제 대상이 된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일평균 방문자수 10만명 이상인 사이트의 게시판에 이용자가 글을 올리려면 서비스 사업자가 실시하는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외산 SNS로서는 국내 서비스를 위해서 넘어야할 산이 많은 셈이다.

지난 15일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는 한국의 SNS 이용률(40%)이 세계 4위라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46%), 폴란드(43%), 영국(43%)에 이은 기록이다. 내년에는 국내 SNS 이용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국내 SNS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