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오픈마켓?…G마켓·옥션 "나와"

일반입력 :2010/10/26 13:31    수정: 2010/10/27 15:13

정윤희 기자

NHN(대표 김상헌)의 확장세가 무섭다. 검색광고, 소셜게임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데다 최근에는 오픈마켓 진출설까지 나왔다. 인터넷 포털에서의 지배력을 오픈마켓으로 전이시킨다는 의미에서 온라인발 SSM(기업형 수퍼마켓)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NHN의 이 같은 행보는 중장기적으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유선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확장해 나가는 시점에서 기존 인터넷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유선 인터넷 포털 중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 중인 네이버인지라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회원 수와 트래픽을 앞세워 중소업체들을 누르고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것이란 우려다. 대행 형태에서 직접 경영 형태로의 전환이 모든 수익을 독점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NHN 오픈마켓 진출설, 불씨 ‘여전’

가장 최근 이슈는 NHN의 오픈마켓 진출설이다. NHN은 지난 21일 오픈마켓 통합관리 솔루션 업체와 쇼핑몰 솔루션 업체들을 대상으로 네이버 지식쇼핑 연동 강화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설명회가 오픈마켓 진출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NHN은 이미 자체결제시스템 ‘체크아웃’을 도입하는 등 오픈마켓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NHN측은 “지식쇼핑 강화를 위한 차원이지 오픈마켓 진출의 수익 모델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NHN의 공식적인 부인으로 오픈마켓 진출설은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NHN의 오픈마켓 진출은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NHN이 도입한 ‘체크아웃’은 네이버 아이디로 쇼핑, 결제, 배송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는 자체결제시스템으로 쇼핑몰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결제시스템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NHN이 발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체크아웃 도입 당시 옥션과 지마켓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러워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자체결제시스템까지 도입한 마당에 오픈마켓 진출은 시기상의 문제일 것”이라며 “오픈마켓 운영에 필요한 모든 능력을 구축해 놓은 상태에서 시장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0조6천억원이다. G마켓이 거래액 기준으로 전체의 23%, 옥션이 15%를 각각 차지했다.

NHN이 직접 서비스에 뛰어들면 유통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출혈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의 오픈마켓 유입이 네이버에서 이뤄지는데다 쇼핑몰들의 네이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로서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셈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신세계까지 이마트몰을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에 나섰다. NHN, 신세계 등이 온라인판 SSM이 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검색광고, 소셜게임 등 수익모델 확보 ‘주력’

NHN의 공격적 확장은 기존 수익모델의 성장세 둔화와 모바일 사업으로의 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NHN은 수익의 중심축이었던 포털과 한게임의 성장이 둔화된 데다 미투데이로 진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에 비해 성장세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구글, 다음 등과 경쟁 중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NHN의 사업 다각화는 이미 지난 8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NHN은 지난 8월 올 연말 계약이 만료되는 오버추어와 헤어지고 검색광고 영업을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NBP)에 전담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직접 검색광고 영업을 컨트롤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오버추어는 세계 최초로 클릭당과금(CPC) 방식의 검색광고 서비스를 개발한 야후의 한국 법인이다.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서도 광고주는 10만, 대행사도 100개 등 최대 영업망을 가졌다. 현재 네이버 외에도 다음, 네이트, 파란 등 국내 주요포털의 검색광고를 대행 중이다.

검색 광고 매출은 NHN 실적의 50%가 넘을 만큼 의존도가 높다. 알토란같은 검색광고 매출의 20%를 오버추어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 탐탁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NHN은 기존 NBP 검색광고 상품인 ‘클릭초이스’를 내년부터 네이버 전면 시행하며 본격적인 검색광고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게임 쪽에서 NHN이 직접 뛰어들 뜻을 밝힌 분야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개발이다. NHN은 지난 18일 박영목 크라이텍코리아 前대표를 한게임 본부 이사로 선임했다. 박 前N대표는 NHN이 설립을 준비 중인 모바일 자회사에서 소셜게임 개발을 진두지휘를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이 때문에 최근 네이버의 이같은 행보가 과거 6~70년대 대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 전략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그 어느 때보다 상생, 나눔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수익을 자기가 컨트롤하겠다는 식의 행보는 중소사업자들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