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시장 3분기 빨간불···개학수요 실종에 ‘덜덜’

일부 분석가 "5~10% 인하 유력"

일반입력 :2010/08/24 16:26    수정: 2010/08/24 17:39

이재구 기자

2분기 까지 최고의 실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전세계 PC업계가 추위를 느끼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 열풍이 수요위축기인 여름시즌은 물론 개학시즌으로 이어지면서 3분기 세계 PC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전세계 PC업계가 개학을 앞둔 쇼핑시즌을 맞았지만 노트북,넷북 등 기존 방식의 컴퓨터에 대한 소비자의 외면으로 PC판매율 침체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로 인해 2분기 호조를 3분기로 이어가며 실질적 경기회복세를 기대했던 PC업계의 실적 회복에도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두가지 시각을 각각 보도했지만 3분기 PC시장의 하강 분위기 쪽에 더욱 무게를 두었다.

이에 따르면 최대 PC공급업체인 HP가 지난 주 회의를 열었고 여기에서 3분기 중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노트북판매에 대해 토론했다. PC시장분석 전문가들도 3분기 중 전세계,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수요부진이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았다.

물론 업체의 PC업계 2위인 에이서와 3위인 델의 회장이 각각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이례적인 8월시즌의 PC 부진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의 조짐을 보면 2분기까지의 사상최고 판매량에서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시장에서 이같은 상황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LSA의 분석가 제니 레이는 “에이서는 7월 출하량이 6월보다 38% 떨어졌으며, 미국내 평균 PC판매량이 15% 떨어졌다”고 말했다. 보도는 7월은 전형적으로 PC산업계에 불황의 계절이긴 하지만 더욱더 우려스런 것은 8월 첫째주가 더욱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판매 데이터라고 전했다.

레이 분석가는 “8월은 개학시즌이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HP는 지난 19일 다른 때 같았으면 강력했을 3분기 수익과 관련해 토론하면서 아이패드와의 경쟁으로 인해 냉각된 노트북 수요를 영업활동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샌포드 번스타인 토이 사코나기 분석가는 소비자들에 대한 더 광범위한 “커다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HP는 출하의 절반이 일반 소비자용으로 공급되고 있어 다른 업체들보다도 더욱더 고객들의 신제품에 대한 기호,감정 등에 판매가 좌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학시즌의 지표 ‘흐림’

타이베이에 소재한 토폴로지라는 리서치회사의 라이언 리 분석가는 “통상적으로 미국의 개학시즌은 PC 출하를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오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PC제조업체들은 더 싸고 파워가 떨어지는 부품들로 재빨리 바꿨지만 이처럼 약한 수요가 이어진다면 ”고객들 모르게 부품을 조절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LSA의 레이 분석가는 5~10%의 삭감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면서 “만일 그들이 미국시장에서 가격을 인하한다면 전세계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PC제조업체들은 지금까지는 별로 동요하지 않고 있다. 이달들어 에이서는 목표치를 재확인하면서 7월의 판매하락은 8월과 9월에 시작되는 인텔의 새로운 CPU와 칩셋을 사용한 더 경쟁력있는 IT제품의 등장에 앞선 일시적 조정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델 델 회장은 지난 주 “수요경향은 지속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계 5위의 PC업체로 등극한 아수스만이 부품가격을 반영해 다음달 제품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PC제조업체들과 프로세서 공급업체들이 그들의 가장 최근의 결산관련 인터뷰에서 강력한 매출전망만을 다시금 강조하고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셰인 라우 IDC이사는 수요 약세가 우려를 자아내게 만들고 있으며 내년은 정말 예측하기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전분위기에서 하강, 극명한 대조

파이낸셜타임스는 이같은 부진 분위기를 호조였던 지난 해를 비교해 극명하게 대비된 모습을 짚어 보았다.

지난 해에는 PC분야의 강력한 수요가 글로벌 IT분야를 이끌어 강력한 반등을 보였으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유럽과 미국의 경기를 침체시켰을 정도로 호황이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윈도 운영체제(OS)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6월 끝난 분기매출이 22% 성장했고 대만의 IT중심의 제조경제는 8.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IT분야 경기호전이 선발 컴퓨터제조업체들의 자신감을 높여 주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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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세계 2위의 PC제조업체인 에어서는 6월들어 3분기 전망을 2분기보다 15% 높여 잡았다. JT왕 에이서회장은 당시 평균 PC판매가격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오르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우리업계에서 매운 드문일이지만 고객들은 그럼에도 행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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