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따라잡으려면?

PC제조업체의 태블릿PC 대반격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

일반입력 :2010/08/24 11:29    수정: 2010/08/24 14:52

세계 태블릿PC 시장이 요란스럽다. 애플 아이패드를 뛰어넘기 위한 경쟁 PC제조업체들의 진격나팔 소리가 커지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뛰어넘기까지는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씨넷뉴스는 최근 보도에서 후발 태블릿PC 주자들이 애플의 아이패드를 역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정리했다. 전제조건은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운영체제(OS)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우수한 하드웨어 등이었다. 아울러 경쟁사가 이 조건들을 단기간에 충족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대수는 올해 1천200만대 이상, 내년 2천5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출시 1개월만에 100만대를 판매했으며, 8월 중순 현재 약 400만대를 판매했다.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IDC가 예상한 올해 태블릿PC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삼성전자, LG전자, HP, 델, 아수스, 림(RIM), 에이서 등은 내년 3월까지 아이패드 경쟁제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HP, 델 등의 제품은 이미 출시대기 상태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탭’이나 HP ‘슬레이트’ 등 경쟁제품이 올해 800만대 이상 팔릴 가능성은 낮다. 아이패드 후발주자이면서 대항마로서 경쟁력을 갖춰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씨넷뉴스는 애플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엇갈리는 틈새를 노린다면,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태블릿PC에 최적화된 OS와 소프트웨어

경쟁사가 애플에 뒤처진 부분은 무엇보다 운영체제(OS)다. 애플이 자신만의 독자OS를 하드웨어에 최적화시켜 제공하는 것과 달리, 경쟁사들은 자체 OS와 태블릿PC를 최적화한 경험이 없다.

수잔 케보키안 IDC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경쟁 업체들이 다양한 부품을 조합해 아이패드에 대항할 기기를 만들어 내기가 어렵고 시간도 걸린다”며 “전자제품 세계를 좌우하는 요소는 결국 OS다”고 말한다.

현재 경쟁사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다. 삼성전자 ‘갤럭시 탭’과 델의 ‘스트릭’, 아수스의 ‘이(Eee)패드’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2.2버전인 ‘프로요’를 태블릿PC에 얼마 만큼 최적화했느냐는 베일에 쌓여있다. ‘프로요’ 자체가 태블릿PC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구글은 올 4분기중 안드로이드 3.0 버전인 ‘진저브레드’를 발표할 예정이다. 알티미터그룹의 미카엘 가르텐버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터치입력과 가상 키보드가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고, 독특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무엇인지 고민해 왔다”며 “구글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에서는 자체OS를 바탕으로 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HP는 이미 윈도7 기반 ‘슬레이트’를 발표했지만, 향후에는 최근 인수한 팜의 ‘웹OS’를 채택하기로 했다.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HP와 아수스는 MS ‘윈도7’ OS의 경우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IDC는 아이패드의 경쟁제품군에 윈도7 기반 제품을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다만 태블릿PC에 4분기 출시예정인 ‘MS 윈도 임베디드 컴팩트 7’가 채용될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앱스토어가 없다는 점이 장애물이다.

OS 문제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끌어들이는 것도 주요 포인트다. 무엇보다 구글과 하드웨어 제조업체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폭발적힌 인기가 22만5천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 덕분이란 점은 강조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이 최근 애플리케이션 10만개를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태블릿PC용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최적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수한 하드웨어…아이패드와의 차별화

OS,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인상적인 하드웨어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이패드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는 부분이 바로 하드웨어기 때문이다. 가르텐버그 애널리스트는 “구식 터치스크린 기술과 저사양 CPU, 4시간짜리 배터리로는 아이패드를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아이패드 못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품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아이패드보다 좋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점”이라며 “애플은 이미 다음 버전을 위해 달리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차별화는 다양한 형태로 실행가능하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RIM은 태블릿PC를 블랙베리와 한 세트로 구성할 계획을 세웠다. 이 경우 기존의 블랙베리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

카메라를 전후면에 2개를 장착하는 것도 애플이 아직 실행하지 않은 틈바구니다. 또한 어도비 플래시를 지원함으로써 애플과 정반대 행보를 걷는 것도 아이패드에 대한 불만을 파고드는 방법이다.

■자체OS 가진 RIM과 HP…현실은?

RIM과 HP는 애플처럼 독자적인 OS를 보유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 OS가 태블릿PC에서 사용하기 적합할지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블랙베리OS 6’와 ‘웹OS’는 모두 스마트폰에서만 사용돼 왔다. 애플 iOS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간단히 화면만 늘린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패드를 위한 조정이 뒤따랐다.

RIM과 HP도 이같은 절차를 밟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시간이 문제다. HP는 풍부한 자원을 웹OS로 구동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장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앱 개발자를 끌어오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마켓, 블랙베리 앱월드 진영과의 힘겨운 경쟁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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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이 난공불락은 아니다. 경쟁사들의 제품에 대해 알려진 소문에 의하면 우수한 제품이 많다는 점은 확실하다.

가르텐버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태블릿PC 분야에서 처음 성공한 업체”라며 “여기서의 교훈은 어느 누구도 그 위치를 애플에 넘겨줄 생각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