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KT, 마케팅비로 SKT 못 잡아”

일반입력 :2010/07/07 11:46    수정: 2010/07/07 13:36

김태정 기자

“바보같은 마케팅 경쟁 왜 하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이통사들의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케팅비 ‘헛힘’보다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주문했다.

최 위원장은 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초청 초잔강연에서 “마케팅비 절감 노력을 게을리 하는 통신사에 대한 적절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1위 사업자 SK텔레콤을 따라 잡으려고 경쟁사들이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투입함을 지적했다.

그는 “KT가 만약 마케팅비로 2조원을 쓴다면 SK텔레콤은 3조원을 쓸 것”이라며 “KT에는 안 된 말이지만 마케팅비를 아무리 써도 SK텔레콤의 자금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단정했다.

이어 “오히려 SK텔레콤이 독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경쟁사를 봐주는 상황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케팅비를 줄여 연구개발로 돌리고, 애플 아이폰 이상의 신제품을 만들자는 기존 방통위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마케팅이 아닌 연구개발과 신제품 경쟁이 중요하다”며 “음성시장에 안주해 온 통신사와 제조사가 애플을 따라가기 위해 선도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2005~2009년 사이 이통사들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1조원 늘었지만 마케팅비는 4조원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 변동은 미약했다. 최 위원장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이통3사는 지난 4월 마케팅비를 연 매출액 중 20%(올해 22%)로 제한한다는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에 합의했지만 시장에 큰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 방통위 측 설명이다.

관련기사

최근에는 KT가 ‘지나친 현금 마케팅’을 이유로 LG유플러스를 방통위에 신고하는 등 진통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은 이번 강연을 통해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이통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