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게임사 “나 어떡해~”

일반입력 :2010/06/23 11:41    수정: 2010/06/23 15:40

봉성창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함에 따라 일부 게임사들의 행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기대 신작들이 7월 초 오픈을 앞둔 가운데 대표팀이 8강 이상 성적을 거둘 경우 신작 서비스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4년마다 한번 씩 찾아오는 월드컵은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악재가 따로 없다. 매년 게임사들은 여름 방학 시즌을 노리고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신작 온라인게임을 대거 선보이는데 월드컵 기간과 정확히 맞물리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여름방학 최대 기대작인 ‘오디션2’는 16강 진출이 확정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부터 사전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인데 16강 진출로 이슈를 일으키기 어렵게 된 것이다. 와이디 온라인 박재우 이사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월드컵 등을 고려해 서비스 초반에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이야소프트의 온라인RPG ‘루나플러스’도 지난 16일 사전 서비스를 거쳐 오는 30일 오픈될 예정이다. 당초 업계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기간에 사전 서비스를 개시한 ‘루나플러스’는 결국 사전 서비스를 종료하고 일주일 후인 오는 30일 정식으로 오픈된다.

이와 관련해 최수만 이야소프트 팀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월드컵으로 쏠려 있는 만큼 바로 공개 서비스를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개인적으로는 8강은 물론 4강까지도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면 머리가 아파질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달 9일 공개 서비스 될 예정인 한빛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소스’는 다소 안정권이다. 한국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일정이 겹칠 염려가 없다. 그러나 대표팀이 8강 이상 성적을 거둘 경우 월드컵 열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이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은 다음달 12일 열리는 결승전이기 때문이다.

반면 CJ인터넷의 ‘미스터CEO’는 월드컵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23일 오픈을 예고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마치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가정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CJ인터넷 서승묘 차장은 “미스터 CEO는 웹게임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월드컵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오픈이 결정됐다”며 “월드컵 기간이 끝나면 허탈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시기가 발표되지 않은 일부 게임들은 자체적으로 일정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7월 초 넘어 서비스되는 게임들은 월드컵 이후 허탈해진 대중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게임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 최대 이슈작인 ‘스타크래프트2’가 다음달 27일 발매된다. 국내 온라인게임사 입장에서는 산 넘어 산인 셈이다.